고용안정 또 꺼내든 한은...'코드 맞추기' 논란
정부 일자리 정책 지원사격 모양새…독립성 논란 일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 목표에 고용안정 명시를 검토한다는 발언이 중앙은행의 독립성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통해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지원사격하는 모양새로 비춰지고 있어서다. 총재 임기 연임을 통해 정부로부터 한은의 독립성을 인정받았다고 평가받는 가운데 통화정책 목표에 고용안정 명시를 검토한다는 발언이 정부의 일자리 정책 코드 맞추기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26일 한은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총재는 최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자리에서 "통화정책 목표에서 물가와 금융안정외에 고용안정을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한은이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고용에 대한 부문을 고려하고 있는데 굳이 통화정책 목표에 명시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에 논란이 제기된다.
오히려 한은 안팎에서는 통화정책 목표에 고용안정을 추가할 경우 목표가 너무 많아져 상충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일관성있는 통화정책을 펴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한은의 목표조항에 고용부문을 추가로 넣는 문제는 국회에서 결정하겠지만 통화정책이 고용안정을 집어넣게 되면 목표끼리 상충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고용부문은 통화정책의 목표로 두기보다 후행적으로 고려하는 현재의 방식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경우 물가와 고용을 함께 고려하는 통화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미 만들어진지 40여년이 훨씬 넘은 정책이기 때문에 연준 내부에서도 지금의 금융시장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국내 최악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통화정책 목표에 고용안정이 중요 고려요인이 된다면 오히려 금리인상에 제동을 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취업자 수 증가폭은 두달 연속 10만명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은 10만4000명, 3월은 11만2000명으로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통상 20~30만명의 취업자를 기록했던 예년에 비해 반토막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 전문가들도 한은이 통화정책 목표에 고용안정을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명시한다면 금리인상에 당장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한 채권 전문가는 "향후 통화정책 목표에 고용을 추가한다면 현재 고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인상에 당장 제동이 걸릴 것"이라며 "저물가가 장기화되는 시점에서 실업률을 낮추면 물가를 올릴 수 있지만 물가가 상승기로 접어든다면 또 다른 변수로 인해 제대로된 통화정책을 펼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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