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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강화‧소비 트렌드 변화에 유통공룡도 ‘백기’


입력 2018.04.25 15:56 수정 2018.04.25 16:07        최승근 기자

지난해 이마트 이어 롯데백화점도 매각 등 효율화 나서

온라인 사업 확대 및 전통시장과의 상생 실천으로 탈출구 모색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롯데백화점

백화점 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지난해 이마트가 점포 매각 및 폐점에 나선 데 이어 대표적인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백화점까지 구조조정 대열에 합류한 것. 갈수록 강화되는 유통 규제와 더불어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소비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국내 대표 유통공룡인 롯데와 신세계가 모두 체질개선에 나선 셈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하철 1호선 안영역사에 위치한 안양점의 영업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점포 매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양점은 매장 오픈 당시 30년의 임차계약을 체결해, 현재 계약기간이 절반가량 남아 있지만, 2012년 롯데백화점 평촌점이 문을 연 후 상권이 겹쳐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매각을 진행하게 됐다.

현재 엔터식스패션쇼핑몰(엔터식스)을 포함해 복수의 유통업체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점포 효율화 차원에서 매각에 나선 안양점 외에 인천점과 부평점도 매각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이 두 개 매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 방지 차원에서 매각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연내 신세계가 운영하는 인천점을 넘겨받는 대신 인근에 위치해 상권이 겹치는 매장을 판매하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에 앞서 지난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도 점포 매각 등 체질개선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학성점, 부평점, 시지점과 하남, 평택 부지 등을 매각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일산 덕이점도 매각을 완료했다.

또 올 초 SSG 푸드마켓 목동점 폐점에 이어 지난해 매각한 부평점과 시지점도 이르면 상반기 중 폐쇄할 예정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체질개선에 나선 것은 소비 환경 변화와 정부 규제의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최근 1인 가구 비중이 급격히 늘면서 대형마트를 방문하는 빈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고, 모바일 등 온라인을 이용한 쇼핑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백화점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소비가 감소한 탓이다.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은 2011년 이후 매년 10%를 상회하는 고성장을 지속해 왔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78조22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2% 증가했다.

반면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956억원으로 전년인 2016년 6144억원 대비 35.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0%나 감소했다. 대형마트의 경우 백화점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상황이 그나마 낫지만 성장이 정체돼 새로운 성장 동력 모색이 시급한 상황이다.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정부 규제 강화도 이들의 체질개선을 부채질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적용 중인 의무 휴업, 영업시간 단축에 더해 최근에는 신규 입점 절차를 강화하고 복합쇼핑몰, 아울렛 등으로 규제를 확대하는 방안이 정부와 국회에서 검토되고 있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들이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복합쇼핑몰과 아울렛까지 규제 대상이 되면서 업계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도심에 위치한 백화점과 달리 대부분 외곽지역에 위치해 중소 상인들과 큰 상관이 없는 데다, 매장 한 곳당 수백에서 수천명까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이점도 있지만 이 같은 업계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어서다.

한편 유통업계는 소비 트렌드 변화와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는 그룹 내 자회사들이 보유한 오프라인 채널의 역량을 십분 발휘해 온라인과 결합, 옴니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6일에는 미니백화점 콘셉트의 엘큐브 홍대점을 전 층 리뉴얼해 게임 테마관으로 바꿨다. 1020세대를 타깃으로 홍대 상권에 적합한 게임 콘텐츠 도입해 집객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경동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전경ⓒ이마트

신세계는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온라인 사업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소 상인들과의 상생을 실천하기 위해 이마트를 중심으로 재래시장 내 상생스토어를 늘리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달 5일에는 서울에 있는 전통시장에서는 처음으로 경동시장 내에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2016년 8월 충남 당진어시장에 1호점이 문을 연 이래 5번째 매장이다.

발길이 끊긴 재래시장에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면서도 기존 시장 상인들과 겹치는 품목은 제외해 시장 상인은 물로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마트는 연내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매장을 10곳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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