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들, 수주 곳간 채우고 미래 먹거리 준비도 '척척'
주요 중견사 수주잔액 43조원로, 1년 전보다 7% 증가
개발사업을 위한 용지도 3.7배 가량 많아져
중견 건설사들이 주택경기 침체에 대비해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몇년전부터 수주잔고를 높이며 곳간을 넉넉하게 채우고 있다.
이뿐 아니라 개발사업 등을 위한 투지를 위해 용지도 넉넉히 확보해두면서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이는 대형사들이 지난해 강남권 재건축 사업 수주에 집중하는 사이 중견사들은 지방 정비사업이나 공공부문 물량을 따내는데 힘쓴 결과다.
또 정부의 공공택지 공급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수주만으로는 실적유지가 힘들다는 것을 의식해 자체 개발사업을 차근히 준비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견사들의 최근 2~3년간 수주잔액이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공능력평가 상위 25개 건설사 가운데 중견사 11개의 수주잔액의 규모(2017년 말 기준)는 약 4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했다. 이는 전년인 2016년 말 기준 약 41조원에 비해 7%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가장 눈에 띄게 오른 건설사는 코오롱글로벌과 쌍용건설, 한양,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높은 증가률을 기록했다.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2017년 말 기준 수주잔액은 7조2400억원(이하 미착공 공사 포함)에 달한다. 이는 2016년 말 기준 6조6800억원에서 8.3% 정도 증가한 것이다.
코오롱글로벌은 2019년 2월 준공예정인 평택 고덕 지역주택조합사업(2367억원 규모)와 부산 사직동 아파트 사업(1771억원 규모) 등 주택사업은 물론 강진~광주간 고속도로 건설공사(999억원 규모) 등 토목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아직 올 1분기 수주잔액은 정확하게 산출하진 않았지만, 지난해말 기준보다 소폭 상승할 것”이라며 “주택경기 흐름에 큰 영향이 없도록 수주잔액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성그룹의 한양은 1년 동안 수주잔액이 17.9% 증가했다. 이 회사의 수주잔액은 3조1694억원으로, 2016년 말 기준 2조60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한양은 보성레저개발이 발주한 수원 호매실 C3블록 아파트 공사(2081억원 규모)를 비롯해 인천 청라지구 A5블록 아파트 공사, 삼척생산기지 3단계 저장탱크 및 부대시설공사, 영종지구 1공구 택지개발, 원주~강릉 1공구 철도공사 등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법정관리 졸업 후 사업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쌍용건설 역시 수주잔고가 크게 늘었다. 이 회사의 2017년 말 기준 수주잔액은 5조843억원으로, 1년 전인 2016년 말 기준 4조8228억원보다 2600억원 정도가 증가했다.
이 밖에 한신공영(2조7445억원), 계룡건설산업(2조6326억원) 등이 높은 수주잔액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중견사들은 신규주택 등 각종 개발사업을 위한 용지도 넉넉히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9개 중견사의 보유용지 규모는 2조원대로, 전년 5384억원에 비해 3.77배가량 증가했다.
태영건설의 경우 2억원 규모에서 1조원대로 크게 늘어났으며 한신공영 202%, 한라 63%, 계룡건설산업 54% 등도 전년대비 보유용지가 증가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한 해 동안 586억원 규모의 용지를 확보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중견사들 사이에서 가장 화두는 미래 먹거리 확보로, 단순 도급공사를 맡았던 중견사들이 요즘 용지를 확보해 대형사 못지 않은 대규모 개발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앞으로 2~3년을 준비하고 있는 건설사들이 꽤 많아 당분가 매출 등 실적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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