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싱크탱크 '한미연구소' 12년 만에 문 닫는다
美 존스홉킨스대 산하 한미네트워크 증진·한국학 연구 기관
매년 200억 정부지원 불구, 설립 이후 '예산 방만운영' 논란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I)가 한국 정부의 예산 지원 중단으로 설립 12년 만에 문을 닫는다.
발리 나스르 SAIS 학장은 9일(현지시각) 로버트 갈루치 USKI 이사장 등과 만나 "한국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한미연구소 운영 예산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5월 11일부로 USKI를 폐쇄한다"고 통보했다.
USKI는 워싱턴의 유일한 한반도 전문 싱크탱크로 한미 네트워크 증진과 한국학 전문가 육성을 위한 연구기관이다. 2006년 한국 정부 예산 4억원을 지원받아 설립된 이래 KIEP로부터 매년 약 200억 원의 정부지원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USKI의 예산집행 문제는 국회에서 번번이 공론화돼왔다. 김기식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금융감독원장)은 2014년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매년 2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데 그 사용 내역이 불투명하고 실적이 초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후 국회는 USKI 운영 개선안과 예산 사용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USKI 측은 예산집행내역을 뭉뚱그려 표기하는 등 형식도 갖추지 않은 보고서를 제출했고 담당자 서명도 없었다.
반면 갈루치 이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부적절한 간섭을 거부한 뒤 지원 중단이 결정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국 정부는 USKI와의 대화와 서신에서 구재회 USKI 소장과 제니 타운 부소장 교체를 원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USKI의 재무보고는 철저했고 자금관리에 허점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USKI가 운영해 온 북한전문사이트 '38노스'는 카네기재단 등의 기부금으로 별도 재원을 마련해 5월 이후에도 존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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