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1주일…시세 상승 기현상?
강남권 급매물 사라지자 시세(호가기준) 1억원 일제히 상승
전문가들 매도, 매수 급한 마음 사라져 거래 절벽 생길 수도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지 1주일 지난 현재 서울 지역 아파트 호가가 상승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또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이며 시장에는 매물이 넉넉하지 않은 편이다. 일부 단지는 앞으로 낼 양도세를 고려해 기존 시세보다 약간 더 호가를 올린 곳도 있다.
다만 시세가 오른만큼 집을 사려는 사람이 선뜻 나타나지 않아 양도세 중과 이전보다 거래와 문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지 못한 매도자들이 급매로 처분할 이유가 없어지며 기존 시세대로 받으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매도자들은 급하게 파느니 차라리 시세 차익을 올리기 위해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앞으로 일부 지역은 매물부족 현상으로 실제 거래가 역시 상승할 수 있다며, 양도세 중과가 오히려 내집 마련을 준비 중인 수요자들의 장벽을 올린 겪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7일 부동산114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아파트 호가가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동안 급매물이 전체 호가를 담당했던 강남권 일대의 시세 상승이 가파르다.
실제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시세는 현재 16억~16억8000만원 사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만해도 급매가 15억5000만원대에 나왔던 물건이다. 불과 1주일만에 시세가 1억3000만원이나 뛴 것이다.
이 아파트의 현재 호가는 지난 2월 실거래가인 16억8500만원에 근접한 것이다.
바로 옆 단지인 잠실 엘스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이 아파트 전용 84㎡의 매물들이 16억3000만∼16억8000만원대로 일제히 올라 게시됐다.
잠실동 J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주만해도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급매물량이 대세로 시세를 이끌었지만, 이도 거래가 되지 않아 주말 사이 매물을 거둬들인 매도자들 많다”며 “오히려 급한 마음이 없어지자 세금을 고려해 시세를 약간 더 올리려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강남권 아파트에서도 찾을 수 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대치 팰리스 전용 84㎡ 매물은 현재 호가가 23억~23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이는 직전 최고 실거래가 22억5000만원보다 높은 가격이다.
인근 도곡동 래미안 도곡 카운티 전용 59㎡ 역시 2월 14억5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지난 2일 나온 매물 호가는 15억원이었다. 이 단지 전용 71㎡도 15억원이었던 실거래가 최고액을 한참 넘어선 16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던 지난달 부동산 시장은 급매물이 등장하며 마치 연말 백화점 명품관에서 할인행사를 보는 듯 했다”며 “이번주 들어 시장에는 찬바람만 가득해 부동산 시장은 다시 한겨울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갭투자들의 관심이 컸던 강북권도 호가가 조정됐다. 특히 학군 수요가 많은 지역일수록 시세 조정 폭이 컸다.
학원가가 밀집해 중산층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노원구의 롯데우성 전용 101㎡ 역시 지난달 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가 이번주 7억4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전문가들 다주택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물건들이 거진 다 소진됐거나 거둬들인 것으로 보며, 이제는 버티기식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중과가 시작된 만큼 보유기간을 길게 보고 비싼 가격에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며 “매수자들은 금리 인상과 보유세 도입 등 요인에 집값이 하락할 것을 기대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은 거래절벽`이 올 수 있다”고 관측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