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한국지엠-금호타이어 운명의 날…부도·법정관리 기로


입력 2018.03.30 06:00 수정 2018.03.30 09:04        박영국 기자

한국지엠 30일 임단협 7차 교섭에 '마지막 희망'

금호타이어 노조 "끝까지 버틴다" 총파업 결의대회

군산공장 폐쇄에 반대하는 한국지엠 노조(위)와 해외공장 매각에 반대하는 금호타이어 노조의 집회 장면.ⓒ데일리안 홍금표 기자/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한국지엠 30일 임단협 7차 교섭에 '마지막 희망'
금호타이어 노조 "끝까지 버틴다" 총파업 결의대회

한국지엠과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 여부가 결정될 ‘운명의 날’이 밝았다. 두 회사 모두 부도 혹은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서는 30일까지 자구안에 대한 노사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한국지엠의 경우 그나마 이날 노사 교섭이 예정돼 있으나 금호타이어는 노조가 회사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파업 출정식을 연다.

한국지엠은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 부평 본사에서 임금 및 단체협약 7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교섭 재개는 6차 교섭 이후 9일 만이다. 사측은 지난 21일 6차 교섭에서 기존 자구안보다 비급여성 항목(복리후생)의 계획을 축소한 수정안을 노조에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섭을 이어갈 것을 요청했으나 노조가 거부하며 공전 상태를 이어갔다.

노조는 ‘기본급 동결, 성과급 유보’ 외에는 양보할 수 없다며 군산공장 폐쇄 철회와 복리후생을 포함한 단협 조항 유지를 놓고 교섭을 진행할 것을 요구하면서 더 이상 교섭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6일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노조 간부들과 만나 “이달 말까지 노사 임단협이 잠정합의에라도 이르지 못하면 자금 수혈을 받지 못해 현재 자금난 상황에서 부도가 날 수 있다”면서 사실상 30일을 ‘데드라인’으로 못 박았다.

이어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도 28일 이메일 서한을 통해 “3월 말까지 노사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4월 6일 지급하기로 한 성과급 미지급분을 포함해 각종 비용 지급이 불능 상태가 된다”고 밝히며 노조의 협조를 호소했다.

결국 노조가 ‘데드라인’ 당일 다시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됐지만 노사가 하루 만에 큰 간극을 메우고 극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회사 관계자는 “일단 사측이 제시한 수정안을 가지고 교섭을 재개하게 된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수정안 제시 이후 장기간 동안 대화가 없다가 이뤄진 첫 교섭이라 단번에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이날을 넘기면 운영자금이 바닥나는 4월 20일 이전까지 자금지원을 받을 수 없어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해지고, 그동안 논의되던 경영정상화 계획이 모두 무산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지난해 성과급 미지급분 720억원이 4월 6일 지급돼야 하며 4월 27일에는 희망퇴직 신청자 2600명에 대한 위로금으로도 5000억원 이상이 나간다.

그밖에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임금 및 자재대금 등 비용 소요를 감안하면 4월 20일경에는 운영자금이 바닥나 생산라인까지 멈춰야 하는 상황이라고 회사측은 전했다.

◆금호타이어 노조 vs 채권단 '강 대 강 충돌'

금호타이어의 경우 한국지엠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오는 30일을 채권단공동관리(자율협약) 종료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 기한으로 못 박고 자구계획 및 해외자본 유치에 대한 노사 합의를 요구했으나 노조는 해외매각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사측과의 대화 자체에 응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날에는 오후 2시부터 광주공장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전날 노조는 대자보를 통해 채권단과 경영진의 숱한 여론조장과 공갈, 협박을 뚫고 30일까지 완강하게 버텨야 한다”면서 “그래야만 해외매각을 철회하고 우리가 살 수 있다”고 조합원들에게 전했다.

노조는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 않기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면서도 30일을 넘겨서까지 사측과 대화에 나서지 않고 ‘더블스타로의 매각이라는 판을 깨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회사측은 일부 기업들이 금호타이어를 법정관리로 밀어 넣은 뒤 헐값에 매수하기 위해 노조를 부추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은 지난 27일 타이어뱅크의 금호타이어 인수 추진 발표 직후 사내 게시판에 올리 공고문을 통해 “타이어뱅크는 경쟁사 제품을 주력으로 취급하는 소매업체로서 이 시점에 인수의향을 밝히는 것은 금호타이어가 골든타임을 놓치고 법정관리로 들어가도록 조장하려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타이어뱅크 외에 앞서 노조가 언급한 ‘금호타이어 인수 의향을 밝힌 국내기업’ 등을 지칭하며 “이런 업체들은 마치 1996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우성타이어를 1999년 인수했던 넥센타이어처럼 일단 법정관리를 거친 이후 금호타이어를 헐값에 매수하겠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그동안 실체가 의심됐던 ‘금호타이어 인수의향이 있는 국내기업’이 어디인지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까지 노사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에 대한 채권단의 대응 방침은 완강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채권단 자율협약 종료일인 30일이 데드라인임을 재확인하면서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무산되면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못 박았다.

당장 다음 주 월요일(4월 2일) 수백억원 어음이 돌아오면 부도처리 될 수밖에 없고 그 순간 정리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감사인 보고서도 의견거절 될 수밖에 없어 거래소에서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특히 “30일이 지나면 청와대도 법정관리를 막을 수 없다”는 말로 정치적 해법도 개입될 수 없는 상황임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30일을 넘긴다고 산은이 법정관리를 선택하는지 두고 보자’는 식이고 산은은 ‘그동안 할 만큼 했으니 30일을 넘기면 법정관리로 가더라도 손을 떼겠다’고 맞서고 있으니 이날 극적인 돌발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한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은 형편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