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선택 존중받고 어떤 결정에도 위축되지 않는 환경 만들어야"
"감시하고 비난하는 건 이 사태 해결하는 데 도움 되지 않아"
"본인의 결정 주저함 없이 실행할 수 있는 환경 마련돼야"
고려대 의과대학 전 학생대표 5인이 "더 이상 불필요한 시선 없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자유를 충분히 보장받아야 한다"며 일부 복귀한 의대생들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다은 제35대 의예과 학생회장 등 고려대 의대 전 학생 대표 5명은 25일 '존경하는 고려대 의대 학우 여러분께' 제하의 글을 통해 "본인의 결정을 주저함 없이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며 "우리는 각자의 선택이 존중받고 어떠한 결정에도 위축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 사태가 1년 넘게 지속되며 리스트 작성 및 공유, 무분별한 마녀사냥, 서로에 대한 비난과 감시 등이 이어지는 동안 학우 여러분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그간 책임은 오롯이 개인 몫이었으나 선택은 온전한 자유의지로 내릴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작금의 상황에서는 스스로 숙고한 후 판단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 더더욱 필요했으나 그동안 우리는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를 감시하고 비난하는 것은 이 사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서로에 대한 불신과 적대가 깊어질수록, 학생 사회는 붕괴하고 궁극적인 사태 해결과 멀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제는 합리성과 이성으로, 보다 발전적인 방향성 구축을 위해 힘써야 할 때"라며 "본인의 결정을 주저함 없이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별 의대들의 등록 마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의대 학생들 명의의 공개적인 입장 표명이 나온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특히 재학생들의 복귀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이어서 주목된다.
한편 고려대 의대는 지난 21일 등록을 마감했다. 고려대의 경우 의대생 절반가량이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