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원 진실공방…"금품 협박" vs "꽃뱀 매도 참담"
배우 곽도원 측이 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 단거리패 예술감독을 성폭력 등 협의로 고소한 고소인단 일부에게 금품을 요구받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고소인 측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고소인 중 한 명인 이재령 음악극단 '콩나물' 대표는 26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글을 통해 자신과 후배들이 곽도원에게 금품을 요구했다는 곽도원 소속사 오름엔터테인먼트 임사라 대표(변호사)의 글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후배들은 공개적으로 저희를 지지하거나 격려하는 연희단 선배가 없어 외롭고 힘들어하던 중에 (연희단 출신인) 배우 곽도원이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는 기사를 보게 됐다"며 "반갑고 고마운 마음에 22일 연락을 해 통화하면서 펑펑 울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통화하다 곽도원이 후배에게 '얼굴 보고 얘기하자'고 해 이튿날인 23일 저녁 강남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곽도원이 임 대표와 함께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후배들 입장에서는 지난 시절 이야기도 나누고, 힘든 시간을 이야기하는 자리에 곽도원과 후배들의 지난 시간을 잘 알지 못하는 제삼자가, 그것도 '낯선' 변호사가 있는 것이 불편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임 대표의 태도도 꼬집었다. 그는 임 대표가 팔짱을 낀 채 배우 곽도원과 후배들의 대화를 끊으며 "이 사람을 곽병규라 부르지 말라, 배우 곽도원이고 70명의 스텝과 그 가족들 300여 명의 생사가 걸려있는 사람이다", "우리도 미투로 입은 피해가 크다"며 "돈을 어떻게 주길 바라냐"는 식의 이야기를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후배들은 배우 곽도원이 아닌 곽병규 선배님에게 위로받았다는 생각에 고맙고 반가워 나간 자리에서 변호사가 나타나 후배들을 돈을 바라고 만나는 사람으로 매도했다"며 "매우 불쾌했고 반드시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성폭력 피해자 변호사를 했다는 사람에게 이런 2차 피해를 당하게 될 줄은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눈물로 힘들어하며 '선배 마음 듣고 싶다'고 이야기하는데 '돈은 이렇게 받아야 한다', '어떻게 받을 거냐', '도와 달라는 게 돈 달라는 거 아니냐' 하던 임사라 변호사"라고 임 대표의 행동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후배들은 배우 곽도원이 아닌 곽병규 선배님에게 위로받았다는 생각에 고맙고 반가워 나간 자리에서 변호사가 나타나 후배들을 돈을 바라고 만나는 사람으로 매도했다"며 "매우 불쾌했고 반드시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임 대표에게 24일 전화해 "우리도 펀딩 제의를 받은 것이 많은데 (그것도 조심스러워서) 안 하고 있다. 후배들이 크게 상처를 입었으니 인간적인 차원에서 후배들에게 사과하라"고 했을 뿐 돈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가 자신이 성폭력 피해자 국선 변호사를 했다는 경력을 내세우고 '촉이 왔다'며 후배들을 이른바 '꽃뱀'으로 모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선 "성폭력 피해자 변호사까지 하셨다는 분이 '꽃뱀' 운운하며 피해자들의 마음과 진실을 왜곡하는 걸 보니 참담한 심정"이라며 해당 발언이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곽도원이 후배들과 만난 다음 날 오전에 한 후배에게 '잘 들어갔니? 두고 와서 맘이 불편하네ㅠ'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금품 요구와 협박을 받은 사람이 이런 문자를 보내는 것이 말이 되는지 생각해보라"고 지적했다.
앞서 임사라 변호사는 지난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곽도원이 연희단거리패 후배들(이윤택 고소인단 중 4명)로부터 돈을 보내라는 협박을 받았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후 논란이 되자 임 대표는 이날도 SNS에 글을 올려 곽도원이 협박을 당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임 대표는 "오늘 이윤택 고소인 변호인단에게 4명 명단과 녹취파일, 문자 내역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4명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나머지 13명 피해자들의 진실성이 훼손된다고 판단해 그들을 고소인단에서 제외할지, 아니면 그들을 안고 갈지는 101명의 공동변호인단이 깊은 고민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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