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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에 M&A 변수까지...올해 반도체 순위 경쟁 '치열'


입력 2018.03.12 15:20 수정 2018.03.12 15:58        이홍석 기자

인텔, 퀄컴 인수하려는 브로드컴 인수 검토

M&A, 실적과 함께 업계 순위 중요 변수될 듯

인텔 로고.ⓒ인텔
인텔, 퀄컴 인수하려는 브로드컴 인수 검토
M&A, 실적과 함께 업계 순위 중요 변수될 듯


브르드컴의 퀄컴 인수 시도에 이어 인텔의 브로드컴 인수 추진 검토 카드가 등장하면서 인수합병(M&A)을 통한 반도체업계의 합종연횡이 현실화될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왕좌를 차지한 가운데 올해 업계 순위 경쟁은 실적 외에 M&A가 큰 변수로 작용하면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2일 반도체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인텔은 싱가포르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브로드컴은 지난해 매출 기준 전 세계 6위(155억달러·가트너) 반도체업체로 지난해부터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의 M&A를 추진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2440억달러(약 260조원)에 달하는 인텔이 시총 1040억달러(약 111조원)의 브로드컴을 인수하게 되면 세계 반도체 업계 최대 규모 M&A가 될 전망이다. 특히 현재 브로드컴이 적대적 M&A 카드까지 꺼내들며 퀄컴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세 업체간 M&A로 그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인텔-브로드컴-퀄컴으로 M&A 이어지나

브로드컴은 지난해 11월 퀄컴 인수를 처음 제안한 이후 1170억달러(약 124조원)의 인수가를 공식화하고 이를 추진해왔다. 당초 인수에 부정적이던 퀄컴 이사회도 브로드컴의 강력한 M&A 의지를 확인한 이후 인수를 인정하는 분위기로 돌아서며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국가 인프라와 보안'을 이유로 M&A에 제동을 걸면서 다소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는 보안상 이유로 퀄컴의 주주총회를 연기하도록 지시한 상태다. 이는 퀄컴의 기술이 중국 등으로 유출돼 5G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인텔의 브로드컴 인수 검토도 이러한 정부의 분위기와 함께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로 위협적인 경쟁자가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시도가 무산되기를 바라면서도 인수 성공시 브로드컴에 인수 제안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다만 인텔과 브로드컴간 시가총액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은 M&A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텔의 브로드컴 인수 검토가 퀄컴 인수를 막기 위한 견제 성격도 있으며 인텔도 브로드컴 인수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 반영된 결과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PC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모바일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인텔로서는 모바일 칩 강자인 브로드컴이나 퀄컴 등은 매력적인 매물이 될 것”이라며 “인텔이 충분한 팹(Fab·공장)을 갖추고 있어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전문)업체인 브로드컴과 퀄컴 등과의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7년 전 세계 반도체 기업 순위.ⓒ데일리안
연이은 M&A 성사로 반도체 업계 순위 요동치나

업계에서는 인텔·브로드컴·퀄컴 등 잇따른 M&A 카드가 등장하면서 올해 반도체 업계 순위도 요동을 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올 초 발표한 예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 매출이 612억달러(약 65조원)으로 인텔(577억달러·약 61조원)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점유율에서도 14.6%로 인텔(13.8%)보다 앞서며 지난 1992년 이후 인텔이 지켜온 왕좌를 가져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로서는 올해 1위 자리 수성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제기돼 온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업황 하락 가능성은 차지하고라도 반도체업체들의 M&A로 합종연횡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로드컴은 현재 추진 중인 퀄컴(170억달러·5위) 인수가 성사되면 단순 계산으로는 연 매출이 300억달러를 넘어서며 삼성전자·인텔 등과 글로벌 톱 3를 형성하게 된다.

여기에 인텔이 브로드컴을 인수하게 되면 매출이 900억달러를 넘어서며 압도적인 글로벌 원 톱으로 다시 도약하게 된다. 만약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가 무산되더라도 현 브로드컴만을 인수해도 700억달러를 넘어서며 올해 1위 경쟁에서 삼성전자를 제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올해 순위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이 지속돼 실적이 개선되더라도 경쟁업체의 M&A 여부에 따라 순위표는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이어져 온 메모리반도체 초호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장담할 수 없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서는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며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도시바메모리 인수 참여 사례처럼 M&A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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