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호황' 증권가 사회공헌도 '풍년'
지난해 기부금 213억…전년比 26.7% 증가
눈부신 실적 따른 사회공헌 여력 확대 해석
국내 증권사들이 사회공헌을 위해 기부한 돈이 눈에 띄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 활황에 역대급 성적을 올리면서 사회공헌 여력도 함께 늘어난데 따른 것이란 해석이다. 회사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 증권가 기부왕 자리를 차지했고, 이어 역시 대형 증권사들의 기부 규모가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6개 증권사들이 지출한 기부금은 총 212억6263만원으로 전년(167억8604만원) 대비 26.7%(44억7659만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별로 보면 증권업계 내 위상과 기부금 액수가 비례하는 모습이었다.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의 지난해 기부금이 40억127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27억446만원)과 비교하면 48.4%(13억826만원) 늘었다.
삼성증권이 30억19만원으로 지난해 기부금 2위 증권사에 자리했다. 다만 1년 전(31억1306만원) 보다는 3.6%(1억1287만원) 줄어든 액수다. 이어 KB증권이 같은 기간(9억4972만원) 대비 185.3%(17억6002만원) 증가한 27억974만원으로 기부금이 많았다.
이밖에 NH투자증권(23억4847만원)·신한금융투자(19억9468만원)·한국투자증권(14억9884만원)·대신증권(9억6716만원)·유진투자증권(8억172만원)·하나금융투자(6억2576만원)·한양증권(6억1928만원) 등이 지난해 기부금 상위 10개 증권사로 꼽혔다.
이 같은 증권사들의 사회공헌 씀씀이가 커진 배경에는 증시 활성화에 따른 눈부신 성적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증권업계의 당기순이익은 3조8322억원으로 전년 대비 79.6%(1조6984억원) 늘었다.
이 같은 증권사들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2007년(4조4299억원)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액수다. 특히 지난해 주식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수탁수수료가 늘어난 데다, 향후 증권가의 새로운 먹거리로 꼽히는 투자금융(IB) 수익 확대가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이런 흐름이 유지되는 한 증권가의 사회공헌 보폭은 앞으로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 기업 육성을 위한 주요 자금 공급원으로서의 역할 강화 등 증권업계를 향해 더욱 적극적인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형 증권사로 하여금 모험 자본 공급을 강조하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이 본격 가동되는 등 증권업계에 좀 더 공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며 "당분간 실적에도 별다른 악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증권가의 사회공헌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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