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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 회장, 마지막 주주편지 "비상한 각오로 새출발"


입력 2018.03.09 10:00 수정 2018.03.09 21:29        이홍석 기자

23일 주총 앞두고...지난 6년간 매년 주주레터 보내

경영 쇄신·주주 소통 강조...후배 경영진 격려 당부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삼성전자
23일 주총 앞두고...지난 6년간 매년 주주레터 보내
경영 쇄신·주주 소통 강조...후배 경영진 격려 당부


오는 23일 정기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주주들에게 혁신경영 지속과 주주소통 강화를 강조했다.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권오현 회장은 최근 주주총회 소집 공고문과 함께 발송한 주주레터를 통해 이번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회사의 대표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는 것을 주주들에게 알렸다.

권 회장은 서한에서 “현재 회사는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지만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업지배구조 및 경영투명성 개선이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사회의 다양성 제고 등 기업지배구조 측면의 노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 한해도 다양하고 적극적인 IR 활동을 통해 우리 회사의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고 주주 여러분과의 소통 강화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날 삼성전자 홈페이지에도 게재된 주주레터에는 그동안의 회사 성과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선진적 기업지배구조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시행한 점을 강조했다.

궈 회장은 "2017년 매출은 약 240조원으로 지난해 대비 19% 증가했으며 특히 영업이익은 83% 증가한 약 54조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대표적 오디오 전장 전문기업 하만에 대한 인수절차를 완료했다"며 "하만의 전장 사업 혁신 기술에 삼성전자만의 노하우를 접목, 시너지를 창출해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 기업지배구조 및 경영 투명성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강조되고 있는데 그동안 선진적 기업지배구조 체계를 구축하는데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우리 회사는 지난해 4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거버넌스 위원회를 신설했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 강화 및 이사회 독립성을 위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2월 대외 후원금 운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10억원 이상의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은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그 내용은 외부에 공시하고 있다”며 “사전 심사를 강화하기 위한 심의회의를 신설, 1000만원 이상의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을 심의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감사위원회에 보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주가치 제고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도 이르 지속해 나갈 것임을 약속했다. 지난 한 해 총 9조2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소각을 완료, 주식 수 감소에 따른 주당 가치 상승을 통해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를 꾀했다고 평가했다.

또 연내 균등한 배당금 지급을 위해 분기별 배당을 실시, 지난해 총 배당 규모가 이번 주주총회 승인을 전제로 연간 총 5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4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회사는 지난해 10월 2018~2020년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발표했는데 새 정책은 많은 주주의견을 반영해 주주환원 규모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고 자사주 매입보다는 배당금에 좀 더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실적의 대폭 개선과 주주환원 증대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상승함에 따라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증대 효과 등 주식 거래 활성화를 위하여 50:1 의 액면분할을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분들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올해부터 대폭 증대되는 배당의 혜택을 받으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권 회장은 “사업 실적 호조와 함께 기업지배구조 개선, 적극적인 주주환원 시행에 힘입어 지난 한 해 회사 주가는 전년말 대비 41% 상승했다”며 “회사의 기업가치 상승 및 주주 중시 경영 노력이 주주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한 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세계 경제가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여전히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난해의 성과에 자만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변화하고 도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마지막으로 자신의 뒤를 잇게 되는 후배 경영진에 대한 격려도 당부했다.

권 회장은 “철저한 준비와 도전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어가는 한편 중장기 성장 기반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견실한 경영 실적 달성이 주주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올 한해도 경영 성과 창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번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회사의 대표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며 "일선에서 한발 물러서지만 앞으로도 후배 경영진에게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 지지를 부탁드린다"며 글을 맺었다..

권 회장은 지난 2012년 6월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뒤 지난 2013년부터 매년 정기총회를 앞두고 올해까지 6년 연속 주주들에게 주총 소집 공고문과 함께 서한을 함께 보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23일 제 4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전 경영지원실장),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 고동진 IT모바일(IM) 부문장(이상 사장) 등 4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또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이화여대 교수(전 법제처장), 박병국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등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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