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단 가져올 '보따리'에 따라 선거판도 '흔들'
'비핵화-북미대화' 유의미 결과 없으면 여당에 '역풍'
민주‧민평 "평화의 불씨"vs한국‧바른 "비핵화만이 성과"
정치권은 5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 파견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100일 앞으로 다가온 6.13지방선거의 최대 변수가 남북관계인 만큼 안보이슈를 둘러싼 전면전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특히 6일 귀환하는 대북특사단이 가져올 '보따리'에 따라 여야의 표정이 엇갈리게 될 전망이다.
특사단이 북미대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가시적 성과를 가져올 경우 여당으로 표심이 쏠리는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 북한의 무력도발이 재개되거나 미국의 반발로 인한 한미동맹 균열은 여당에겐 치명상이 된다.
반대로 '핵'을 언급조차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귀환하면 보수결집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정파 갈등을 넘어 진보-보수진영 간 대립으로 선거구도가 뒤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민평 "평화의 불씨될 것" vs 한국‧바른 "비핵화 아니면 안돼"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은 이번 대북특사 파견에 대해 "한반도 평화의 불씨를 살릴 기회"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비핵화-북핵폐기를 '성과의 기준'으로 제시하며 압박에 나섰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방북은 평창이 가져다준 한반도 평화의 불씨를 이어 나가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특사 파견을 계기로 중대 국면을 맞이하게 될 한반도에 여야 모두 주인 된 자세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보수야당을 겨냥해 "어렵게 물꼬를 튼 남북 소통의 기회를 정략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철 지난 색깔론 시비 공세를 자제하라"고 했다.
민주 "색깔론 공세 자제하라" 한국 "어설픈 거간꾼 노릇"
조배숙 민평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이번 대북특사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한반도 평화의 불씨를 살릴 막중한 임무를 가진다"며 "특사의 주 임무는 북미대화 성사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정부여당을 지원사격했다.
조 대표는 이어 "북미대화가 우선이고 남북정상회담 성사는 그다음"이라며 "이번 특사가 북한을 비핵화의 테이블로 이끌어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는 데 초석을 놓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핵은 폐기의 대상이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면서 "대북특사단의 파견 목적은 명확하게 한반도 비핵화에 맞춰져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대북특사단이 한반도 비핵화가 아니라 북미 관계 중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어설픈 거간꾼 노릇은 애초부터 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며 "특사단 파견으로 북한에 명분만 쌓아주고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어리석은 상황을 초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국당과 안보전선에서 궤를 같이 하는 바른미래당도 "대북특사단 성과를 판단할 유일한 기준은 한반도 비핵화"라며 "김정은에게 비핵화를 말하고, 김정은의 분명한 대답을 듣고 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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