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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올림픽 마케팅'에 갈린 명암…불매운동 위기까지


입력 2018.02.26 16:23 수정 2018.02.26 16:25        손현진 기자

'평창 롱패딩' 대박난 롯데백화점…올림픽 굿즈 오프라인 판매점도 '문전성시'

컬링 인기에 '휠라'도 방긋…김보름 선수 후원사 네파는 불매운동에 '깜짝'

패션업계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마케팅으로 인한 명암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모델 2명이 본점 평창 스토어 매장에서 경기 관람권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평창 동계올림픽' 마케팅으로 인한 패션업계의 명암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림픽 굿즈의 인기나 올림픽 경기에 대한 주목도에 따라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의 광고 효과를 누린 곳이 있는 반면, 예상치 못한 불매운동 조짐으로 곤혹을 치른 곳도 있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공식 후원사로 활동한 롯데백화점은 올림픽 굿즈로 '평창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앞서 올림픽 기념으로 제작한 14만원대 구스다운 점퍼, 일명 '평창 롱패딩'은 지난해 품귀 현상을 빚으며 한정수량 3만장을 완판하는 등 '대박'을 쳤다. 평창 롱패딩이 일으킨 '롱패딩 열풍'은 올 겨울 패션업계를 들썩이게 했다.

평창 롱패딩 후속으로 나온 제품도 인기다. 지난달 12일 출시된 '평창 스니커즈'는 현재까지 7만 켤레 이상 판매됐고, 5000개 한정수량으로 제작된 '평창 백팩'도 이달 내 완판이 예상된다.

롯데백화점이 올림픽 개막과 동시에 평창과 강릉 지역에 오픈한 올림픽 굿즈 공식 판매점 '슈퍼 스토어'는 현지 관광객및 관람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떠올랐다. 슈퍼 스토어는 일 평균 5~6만명이 방문해 7~8억원의 매출이 창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강릉 스토어는 10억원의 하루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슈퍼 스토어에서 판매된 제품은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반다비' 인형과 뱃지, 패션 아이템 등 1100여개 품목이다. 이 중 마스코트 인형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품절이 이어져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를 중심으로 정가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슈퍼 스토어뿐 아니라 롯데백화점, 아울렛, 팝업스토어 등에서 운영 중인 총 59개의 평창 공식 스토어도 올림픽 개막 후(2월 9일~2월 18일) 매출이 개막 전(1월 30일~2월 8일)과 비교해 6배(533%) 이상 올랐다.

올림픽으로 수혜를 입은 또 다른 주인공은 휠라다. 휠라는 2012년부터 대한컬링경기연맹과 공식 후원 계약을 맺고 경기복과 트레이닝복, 경기용품 등을 지원해왔다.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컬링 대표팀인 '팀 킴'이 거듭 우승하며 결승에 진출하자 이들이 입은 휠라 유니폼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휠라 유니폼을 입은 여자 컬링대표팀.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비인기 종목인 컬링이 이번 올림픽에선 '안경선배', '영미', '갈릭걸스' 등 숱한 유행어를 낳으며 종목 최초로 메달권에 입성하자, 휠라가 컬링 대표팀을 오래 후원해왔다는 사실도 SNS 등에서 화제에 오르고 있다.

휠라는 컬링 대표팀을 위해 이번 대회 경기복을 특별 제작했다. 몸싸움이 없는 종목인 컬링은 경기복에 제약이 크지 않아, 동계스포츠 종목 중 일상복과 가장 비슷한 유니폼을 입는다.

그럼에도 컬링 경기 중 취하는 동작 등을 고려해 스트레치 정도와 흡습속건, 방한 효과 등을 강화했다. 어깨 부분에 태극 문양을 활용한 디자인을 적용했고, 상의 뿐 아니라 무릎에도 로고를 부착해 브랜드 노출도를 높였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컬링 대표팀의 선전으로 브랜드 로고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특히 휠라가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인 만큼 국내외적으로 스포츠 브랜드 이미지 및 위상 제고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올림픽 선수를 후원한 것이 예기치 않은 악재가 돼 돌아왔다. 네파는 롯데백화점이나 휠라처럼 공식 올림픽 후원사는 아니었지만, 올림픽 기간에 맞춰 여자 스피드스케이트 대표팀 소속의 김보름 선수를 후원해왔다.

그러나 지난 19일 있었던 팀추월 준준결승으로 '왕따 주행' 논란이 불거지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세 명의 선수가 마치 한 몸처럼 달려야 하는 팀추월 경기에서 노선영 선수를 두고 김보름, 박지우 선수만 앞으로 치고 나가는 아쉬운 팀워크를 보여줬고, 이에 대한 김보름 선수의 인터뷰 태도도 입방아에 올랐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자는 청원이 이어졌고, 일각에서는 김보름 선수를 후원해 온 네파를 불매하겠다는 선언도 이어졌다. 네파 측은 끝내 "오는 28일 김보름 선수에 대한 후원이 종료되며, 후원 계약 연장은 없을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혀야 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자사 모델로 활동한 유명인이 광고 계약이 끝난 직후 스캔들에 휩싸여 가슴을 쓸어내린 적 있다"며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 등을 동원한 마케팅은 높은 주목도를 기대할 수 있지만, 해당 인물에 대한 여론이 악화할 경우 브랜드에 대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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