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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김여정 북미회담 성사 직전 취소한 北…“핵포기 않겠다는 신호”


입력 2018.02.22 14:31 수정 2018.02.22 14:31        박진여 기자

“美 강경책 부담…대화해도 실익 없다는 판단”

향후 북미협상 대비 주도권 싸움 포석 관측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북한과 미국의 만남이 예정돼 있었지만, 당일 북한의 일방 취소로 불발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주목된다.(자료사진) ⓒ연합뉴스

“美 강경책 부담…대화해도 실익 없다는 판단”
향후 북미협상 대비 주도권 싸움 포석 관측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북한과 미국의 만남이 예정돼 있었지만, 당일 북한의 일방 취소로 불발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만나려다 회담 2시간 전 북한 측의 갑작스런 취소로 불발됐다고 전했다.

예정됐던 북미회담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북한이 펜스 부통령의 방한 기간 동안 만남을 원한다"는 이야기를 입수하면서, 펜스 부통령 방한 2주 전부터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다. 당초 북미접촉에 대한 계획은 한국이 제안한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북한 측이 먼저 미국에 대화 의지를 드러냈으나, 회담 직전 어떠한 이유도 밝히지 않고 일방적으로 만남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북한이 미국의 대북 강경행보에 대한 부담을 느낀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펜스 부통령은 앞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규탄하고 새 경제제재를 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남북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에도 미국은 북핵과 인권 문제를 정면 겨냥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북측과의 회담을 최대한의 압박정책을 지속하는 차원에서 봤다는 게 백악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북한 측이 먼저 미국에 대화 의지를 드러냈으나, 회담 직전 어떠한 이유도 밝히지 않고 일방적으로 만남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신문 캡처

이에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계속된 압박 메시지에 회담에 나서더라도 특별한 실익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핵보유국을 인정받는 범위에서 대화에 나서려고 하고, 미국은 핵 폐기를 전제로 대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몸값'을 올리려는 북한의 전형적인 수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이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적 포석이 깔려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과거 남북 대화에서도 당국회담이나 이산가족상봉 등을 합의해놓고 시기가 임박해 접촉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며 기싸움을 이어갔다.

이 가운데 미국이 최근 북한에 연일 대화 신호를 보내며 개방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이상 북한으로서는 급할 게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북한 노동신문은 "가질 것은 다 가진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에 목말라 하지 않으며 시간이 갈수록 바빠날(급해질)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별다른 입장표명이 없는 상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북미 회담 불발과 관련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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