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계 내려온 스벤 크라머 ‘10000m 악몽’
장거리 빙속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믿을 수 없는 부진을 보였다.
크라머는 15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6조에 출전해 13분01초02의 기록으로 6위에 머물렀다.
이 종목에서는 세계 기록 보유자 테드 얀 블로먼(캐나다)이 올림픽 신기록(12분39초77)으로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 소치 대회 챔피언 요릿 베르흐스마(네덜란드, 12분41초98)가 뒤를 이었다.
가장 아쉬운 선수는 이승훈이었다. 이승훈은 개인 최고 기록(12분55초54)을 세웠지만 동메달을 수확한 이탈리아의 니콜라 투모레로(12분54초32)에 불과 1.22초 뒤져 아쉽게 4위에 머물렀다.
이날 크라머는 금메달리스트 블로먼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레이스 내내 믿기 않은 느린 속도로 관중들의 의아함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크라머는 앞선 5000m에서 올림픽 3연패를 이루는 등 개인 통산 금메달 4개로 역사의 반열에 오른 대선수다.
무엇보다 10000m 종목에서는 한풀이에 나서야 한다는 숙제를 얻기도 했다. 그는 2010 밴쿠버 대회서 압도적인 기록을 내고도 막판 레인 실수로 실격패를 당한데 이어 소치 대회에서는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며 장거리 제패를 완벽하게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세 번째 도전에서도 크라머의 금메달 획득은 주어지지 않았다. 출발부터 지친 기색을 보인 크라머는 결국 경쟁자들을 따라잡지 못했고, 10000m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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