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지방 부동산 ‘한파’…미분양 넘치는데 신규물량 쏟아져
전국 미분양의 81%가 지방…청약미달도 절반 이상
지난해 정부의 8·2부동산대책 이후 전국 미분양주택이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 지방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으로 불리는 악성분양 현장이 넘쳐나고 있다.
게다가 주택시장이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이들 지역에서는 꾸준히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이 이어졌다.
9일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지난해 12월 전국 미분양 주택현황에 따르면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5만7330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인 지난해 11월 5만6647가구와 비교해 1.2%(683가구) 증가한 것이다.
이 가운데 수도권은 1만387가구가 미분양인데 반해, 지방은 4만6943가구로 전국 미분양 주택의 81%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8·2대책 이후인 9월부터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9월 5만4420가구, 10월 5만5707가구, 11월 5만6647가구를 기록했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12월 말 기준 1만1720가구로 전월 1만109가구 대비 15.9%(1611가구)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 역시 지난해 9월 9963가구, 10월 9952가구, 11월 1만109가구로 상승세다.
더욱이 밀어내기 분양의 흔적은 인허가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전체 주택 인허가 실적은 전국 65만3000가구로 전년(72만6000가구)보다는 10.0% 줄었지만, 최근 5년 평균(60만7000가구) 대비 7.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지방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신규분양이 계속되다보니 올 1월 분양한 23곳의 지방 분양 가운데 절반 이상인 13곳이 미달됐다.
미분양 물량이 많은 원주시에서 1200가구가 넘는 대단지를 분양한 ‘원주단구내안애카운티 에듀파크’는 단 73가구만 1순위 청약하기도 했다. 또 이달 라인건설이 첫 분양한 원주기업도시 2-1블록(776가구)는 전국 대상 분양에도 불구하고 10가구 중 6가구가 미달된 실정이다.
한때 분양 시장 분위기가 좋았던 제주도에서는 분양하는 것마다 줄줄이 미분양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올 1월까지 분양한 4곳은 모두 1순위 미달 등으로 현재도 미분양 아파트가 남아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책 이후 지역양극화가 더욱 심해지면서 이전부터 미분양 부진을 겪던 지역은 분위기 반전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주택공급은 넘치는데 살 사람은 없으니 거래절벽 현상은 물론 가격저하 등으로 인해 지역경제 전체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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