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제유가 상승세 지속 어렵다…변동성 확대 우려"
국제유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유가가 세계 경기 회복세 강화, 미국 달러화 약세 등으로 지난해보다 오르고 산유국 정정 불안 때문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4일 해외경제 포커스의 '국제원유시장 여건 점검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주요 예측기관들은 현재 유가 수준이 장기간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2016년 상반기 저유가 기조로 배럴당 50달러를 밑돌던 국제유가는 지난해 6월부터 상승세로 전환해 브렌트유 기준으로 최근 70달러에 진입했다.
이번 유가 강세 국면은 저유가 기조가 시작된 2015년 이후 5차례 강세 국면 중 가장 길고 상승 폭은 두 번째로 크다.
그러나 주요 예측기관의 국제유가 전망을 보면 유가 상승세는 2분기 들면 다소 꺾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영국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국제유가는 올해 1분기 배럴당 61.6달러를 기록하고 2분기 57.1달러로 내려간다고 전망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도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올해 1분기 59.7달러, 2분기에는 58.0달러로 예상했다.
영국 옥스퍼드경제연구소(OEF) 역시 올해 1분기 브렌트유가 배럴당 72.0달러로 고점을 찍고서 계속해서 떨어져 4분기 65.0달러가 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세 기관 모두 올해 연평균 국제유가는 작년보다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브렌트유 기준 연평균 국제유가는 CERA가 59.2달러, EIA 59.7달러, OEF가 67.8달러로 지난해(54.4달러)보다 4.8∼13.4달러 높게 봤다.
이는 세계 경제 성장 모멘텀 강화, 미국 달러화 약세 때문에 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겠지만 대체재인 셰일 오일이 증산하는 등 공급 측면에서 하방 압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 측면에서도 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률 확대, 실질 구매력 약화로 이어지면서 수요 증가세를 일부 제약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주요 예측기관들 분석을 보면 2017년 중 글로벌 원유시장은 초과 수요를 나타냈으나 올해 중에는 초과 공급으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3월 이집트 대선, 4월 베네수엘라 대선, 5월 이라크·레바논 총선 등이 예정돼 있다"며 "선거 등을 전후로 정정 불안이 다시 확대되면 국제유가가 큰 폭 등락을 보일 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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