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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왕좌' 뺏긴 아모레퍼시픽…"해외 시장으로 탈환 노린다"


입력 2018.02.01 15:48 수정 2018.02.01 15:55        손현진 기자

아모레, LG생활건강에 모든 실적 지표서 밀려…'K뷰티 1위' 수성 고배

중국 관광객 감소로 국내사업 실적 대폭 하락…'해외시장 확대 가속화' 공언

국내 화장품기업 1위 자리를 지켜왔던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해 실적이 크게 뒷걸음쳐 LG생활건강에 선두를 내주게 됐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아모레퍼시픽

국내 화장품기업 1위 자리를 지켜왔던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해 뒷걸음질 친 실적때문에 LG생활건강에 선두를 내주게 됐다. 성과가 대폭 줄어든 이유는 사드(THAAD) 문제에 따른 중국 관광객 감소의 영향이 가장 컸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에 주춤하지 않고 신규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1위 탈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31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7년 연간 매출이 6조291억원, 영업이익 7315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0%, 32.4%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이 매출 6조2705억원, 영업이익 9303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매출 2414억원, 영업이익은 1988억원 모자란 수준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달성한 순이익은 4895억원으로 전년 대비 39.7%나 대폭 감소했다. LG생건은 이보다 1290억원 많은 6185억원을 거뒀다. 이로써 2014년부터 모든 실적 지표에서 앞서기 시작했던 아모레퍼시픽을 꺾고 3년 만에 1위를 차지하게 됐다.

LG생건은 지난해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올렸다.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으로 지난해 3월부터 관광객이 급감했지만, 화장품·생활용품·음료로 구성된 삼각 포트폴리오로 외부 충격을 최소화했다. 특히 화장품 사업은 사드 논란에도 매출 3조3111억원, 영업이익 6361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10%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화장품 매출 비중은 전체의 53%에 달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럭셔리 브랜드 ‘후’, ‘숨’을 중심으로 한 차별화 전략과 중국을 비롯한 해외사업의 호조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탁월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며 "생활용품과 음료사업도 제품 안전성 강화와 프리미엄화, 신제품 출시 등으로 전체 시장 대비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 빠바이반 백화점의 LG생활건강 '후' 매장에서 고객들이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화장품 사업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창출하는 '한 우물 전략'을 취하고 있는 만큼 화장품 부문만 비교하면 여전히 LG생건보다 앞서고 있다. 그러나 해외 관광객 수가 언제 회복될지 예측하기 어렵고, 국내 화장품 시장도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설화수·라네즈·헤라·아이오페 등 주요 브랜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계열사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5조1238억원, 영업이익 596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9%, 30% 감소했다. 이 중 국내사업 매출은 3조3474억원, 영업이익 4177억원으로 16%, 38%씩 주저 앉았다.

회사 측은 "국내 사업은 관광객 감소에 따른 면세채널과 주요 관광 상권의 영업 부진으로 매출이 역성장 했고, 매출 하락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 증가와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로 영업이익 또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사업 매출은 1조8205억원으로 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42억원으로 8% 줄었다. 아시아 매출은 1조7319억원으로 10% 늘었고 북미 매출은 529억원으로 1% 감소했다. 유럽에선 47% 감소한 357억원을 거뒀다.

대표 브랜드숍들의 성적도 좋지 않다. 이니스프리 매출은 6420억원, 영업이익 1079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16%, 45%씩 줄었고 에뛰드는 2591억원, 영업이익 42억원으로 각각 18%, 86% 감소했다. 이 또한 관광객 감소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제품을 출시하고 매장 콘텐츠를 강화했지만 실적 악화를 방어해내지는 못했다.

에스쁘아는 온라인과 면세점 판매 확대로 매출이 14% 증가한 43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적자가 지속됐다. 에스트라는 아토베리어, 리제덤RX 등 메디컬 뷰티 브랜드와 이너뷰티 제품 판매 호조에 따라 매출이 1141억원으로 10%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59% 증가한 34억원을 거뒀다.

올해 2, 3월 잇따라 중동 국가 매장을 오픈하는 '에뛰드하우스' 모습.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실적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에뛰드하우스는 이달 쿠웨이트, 3월에는 두바이에 첫 매장을 오픈해 중동시장 공략의 포문을 연다. 헤라는 오는 4월 싱가포르에 진출해 아세안 시장을 공략한다.

해외 뷰티 편집매장 입점을 앞둔 브랜드도 있다. 라네즈는 3월 호주 '세포라' 매장에 입점하고, 마몽드는 미국 뷰티 전문점 'ULTA'에 1분기 내 입점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현지시장도 1992년 한·중 수교 직후 진출했지만 2010년대 들어 괄목할 만한 성과로 이어진 만큼 앞으로 개척할 해외시장도 장기적인 관점에 따라 확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글로벌 상품 개발 ▲차별화된 고객경험 선사 ▲디지털 인프라 개선 등으로 지속성장의 발판을 다져갈 계획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이와 함께 ▲글로벌 확산 ▲미래경영 준비 ▲지속가능경영 및 인재육성까지 포함해 올해의 '6대 중점 추진 전략'으로 삼았다.

서 회장은 "세계를 놀라게 할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하고, 고객을 기쁘게 하는 고객경험을 선사하며, 확고한 디지털 인프라와 역량으로 디지털 시대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일 중 작은 것이라도 하나씩 구체적으로 즉시 결행하자"고 강조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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