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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박항서 홀릭’ 어떻게 영웅됐나


입력 2018.01.27 20:45 수정 2018.01.28 07:1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우즈벡과의 결승전서 종료 직전 결승골 실점

아쉬운 준우승이지만 베트남에서는 박항서 열풍

아쉬운 준우승이지만 베트남은 '박항서 열풍'에 빠져들었다. ⓒ 게티이미지

아쉬운 패배다. 하지만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은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떠올랐다.

베트남 U-23 축구 대표팀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창저우 올림픽 센터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18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2 패했다.

아쉬운 패배지만 베트남은 자국 축구는 물론 동남아 축구 역사상 최초로 'AFC U-23 챔피언십' 대회서 준우승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경기 후 관중석에는 베트남 팬들의 눈물바다가 이뤄졌지만 값진 준우승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박항서 감독이 있다. 박 감독이 베트남 축구의 영웅이 되기까지는 험난한 여정을 필요로 했다.

앞서 베트남은 이번 대회 조별 예선에서 한국과 같은 D조에 속했다. 한국과 1차전서 1-2로 패했으나 호주를 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킨 뒤 시리아와 0-0으로 비기며 8강에 올랐다. 이어 8강전에서는 이라크와 2-2, 4강전에서 카타르와 3-3으로 비긴 뒤 모두 승부차기 스코어 5-3으로 이기며 결승에 진출했다.

출발은 미약했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호주, 시리아와 함께 D조에 편성,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우승후보로 평가받은 한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서 1-2로 석패하며 힘찬 시동을 걸었고 호주를 1-0으로 격파한데 이어 시리아와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운도 따랐다. 전통의 강호 호주와 시리아가 이번 대회서 최악의 부진에 빠졌고,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한 베트남은 힘겹게 8강 토너먼트 티켓을 따냈다.

8강 상대는 이라크였다. 이라크는 2013년 열린 초대 대회서 우승을 차지했고 직전 대회인 2016년에도 3위에 오르는 등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는 팀이다. 베트남은 그런 이라크를 승부차기 접전 끝에 꺾었다.

그러자 베트남 축구를 바라보는 눈도 달라졌다. 단순한 돌풍이 아닌 매우 조직적인 플레이가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는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베트남은 카타르전에서 열세에 몰렸음에도 끝내 2-2 무승부를 만들었고 다시 한 번 승부차기에서 결승 티켓을 손에 넣었다.

박항서 베트남 감독. ⓒ 연합뉴스

기적과도 같은 명승부가 계속해서 이어지며 결승까지 오르자 베트남 전역은 축구, 즉 박항서 열풍에 빠져들었다. 현재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이 영웅 대접을 받고 있으며, 심지어 베트남 정부에서도 훈장을 수여하기로 결정, 공로를 치하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 1994년 월드컵 대표팀의 트레이너로 국가대표 지도자의 길을 시작했다. 이후 히딩크 감독 체제였던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수석코치로 발탁,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며 4강 신화의 밀알이 됐다.

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2002년 아시안게임의 대표팀 감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감독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동메달에 이어 경남FC, 전남 드래곤즈, 상주 상무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고, 급기야 실업팀 창원시청의 감독을 맡으며 존재감이 미미해졌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베트남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당시에는 베트남 현지에서도 부정적 평가가 대부분이었으나 이번 대회에서의 선전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기에 이르렀다. 한일 월드컵 후 시련이 있었기에 가능한 신데렐라 스토리였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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