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잠재 위험 여전" 로보어드바이저 퇴직연금 관리 '의문부호'


입력 2018.01.27 07:00 수정 2018.01.27 14:49        부광우 기자

적은 비용, 높은 객관성 앞세워 전통 투자자문 대안으로 떠올라

불완전판매, 특정 자산 집중 우려…"관련 규제 마련 시급" 지적

로보어드바이저가 퇴직연금 관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를 둘러싼 잠재적 위험들은 아직 완벽하게 해결됐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게티이미지뱅크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활용해 자동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전통적인 투자자문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퇴직연금 관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문제는 아직 로보어드바이저를 둘러싼 잠재적 위험들이 완벽하게 해결됐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로보어드바이저가 더 확산되기 전에 현 주소에 대한 점검과 동시에 관련 규제를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는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분석 등의 기술로 개인의 투자성향 등을 반영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리밸런싱, 운용을 해주는 자산관리 서비스로 주로 웹이나 모바일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전통적인 자산관리 서비스에 비해 수수료가 적고 최소 가입 금액이 낮으며 온라인·모바일을 통해 시·공간에 관계없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투자자문은 사람의 개입이 최소화돼 객관성과 일관성이 높고 알고리즘 작성 논리가 명확해 투명성도 높다.

특히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퇴직연금 운용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고객들의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그 동안 개인 투자자에 대한 퇴직연금 자산관리 서비스는 금융사의 한정된 인력과 높은 비용으로 인해 개별 투자자의 목표에 부합하는 포트폴리오 제시와 리밸런싱이 불가능했지만,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로보어드바이저를 둘러싼 우려도 만만치 않다. 우선 특정 금융사에 소속된 로보어드바이저에 운용을 맡기거나 리밸런싱이 과도하게 시행될 경우, 자동 리밸런싱이 고객의 투자 성향과 목적에 맞지 않는 사례 등에서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로보어드바이저의 핵심인 알고리즘이 잘못되면 불완전판매나 적합성 원칙 위반, 투자수익률 하락, 신뢰도 악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이와 함께 로보어드바이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운용자산이 적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퇴직연금 자산운용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멀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다수의 로보어드바이저가 유사한 전략을 추천하면서 특정 금융자산에 투자가 집중될 경우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염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금융 소비자 보호와 리스크 완화 등을 위해 지금의 투자자문 관련 규제와 투자자산 보호제도가 로보어드바이저에 적절한지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위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기존 투자자문과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문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로보어드바이저가 제공하는 투자자문에 적합성 원칙을 어디까지 적용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알고리즘이나 프로세스의 결함으로 고객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 소비자가 구제 수단에 접근할 수 있도록 관련 분쟁 해결 제도를 정비해야 하고, 투자자산 집중에 따른 시장왜곡과 시스템 리스크 방지를 위해 감독당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과 이에 의한 투자자산 거래량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