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 발표…왜 연기 됐나
인수조건 추가 협상·매각 부담 등 연기 이유 무성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연기됐다.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는 지난 19일 호반건설이 단독 참여했다.
26일 금융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당초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대우건설 매각에 단독 입찰한 호반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여부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추가 협상을 위해 선정 일정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산업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연기한 이유와 추후 일정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산은이 호반건설의 단독입찰을 수용한 만큼 호반건설이 우협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분할매각 등 구체적인 인수조건 조율로 매각 일정이 예정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분할매각을 제안한 만큼 산업은행이 수용여부에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가격적인 요건 뿐 아니라 비가격적인 요건 등도 있어 협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내외부적으로 부실 매각 논란에 휩싸이며 매각 반대 청원 게시글까지 올라오는 등 일각의 반발이 심한 상황에서 더욱 신중을 기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대우건설 노조의 반대도 거센 상황이라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오히려 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데 산은이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금호그룹 인수 작업 때에도 대우건설 노조의 반대로 실사가 지연되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업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호반건설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진 것도 발표 연기의 배경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우건설 본입찰에 호반건설이 단독 참여해 시장에서는 새우가 고래 삼키려든다는 평이 나온다”며 “산은은 지금이 매각 적기인지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도 이 정권 들어서자마자 서둘러 시장에 내놓고 헐값에 팔아넘기려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호반건설은 본입찰에서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 중 40%만 먼저 대금을 지불하고 나머지 10.75%에 대해서는 3년 뒤 산은이 팔 수 있도록 하는 풋옵션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늦춰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완료될 것이라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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