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의 묘수]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미래 먹거리 발굴 '올인'
매년 임직원들에게 '미래 먹거리 발굴' 강조
면세점 유통 '빅3강' 예고…신먹거리 필요성 대두
"조금이라도 앞서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최소한 두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룹의 유·무형의 자산 등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노력해야 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지난 2일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신년사를 살펴보면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엿볼수 있다.
정 회장은 그동안 신사업의 일환으로 렌털사업과 홈퍼니싱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뚜렷한 성과가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그룹의 숙원사업이었던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면서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했으나 유통 공룡들이 가세하면서 치열한 '빅3강'이 예고된 상황이다. 현대백화점에도 또다른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판단이다.
25일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지난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5604억원, 126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4.5%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조6778억원, 425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4.8% 씩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는 천호점 리뉴얼 마무리로 정상적인 영업활동 재개 가능성이 높고, 경쟁업체 출현으로 인해 부진했던 대구점 역 성장세 제한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실적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도심형아울렛 동대문점의 이익 개선과 일부 지역 경기 회복 가능성도 역시 긍정적인 시그널로 보여진다.
하지만 올해 계획된 백화점과 아울렛의 출점이 없는 데다 오프라인의 매출 감소를 상쇄시켜줄 온라인 채널의 경쟁력이 경쟁사 대비 약하다는 게 제한된 성장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연내 면세점 오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개장을 미뤄오던 업체들이 가세하면서 올 한해 면세점 시장에서는 유통 '빅3'의 치열한 강남대전이 예고된 상황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들어서는 현대의 첫 면세점은 올 연말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세계는 명동점에 힘입어 강남 센트럴시티에 출사표를 던졌다. 면세점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롯데는 코엑스점과 월드타워점을 기반으로 '강남문화관광벨트'를 만들어간다.
이렇다 보니 면세점 외에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미래 성장 사업 모델 발굴과 개발을 위한 전담조직을 만들었다. 향후 신규 점포에 사업 전략을 투영시킬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사업본부'를 만들었다"면서 "미래 소비 트렌드를 예측하고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 전략을 수립해 중장기적인 성장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각 부문별로 산재돼 있는 미래성장 관련 R&D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