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입김 세진 금투협회장 선거전…누가 유리할까
자산운용사 3년새 83개 늘어나 169곳…전체 회원사 70%나 차지
손복조 회장‧황성호 전 사장 협회 분리 외치며 운용사 표심 공략
금융투자협회 협회장 선거가 이틀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들이 자산운용사 표심을 얻기 위해 막판까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241개 금투협 회원사 중 운용사가 169곳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급성장하면서다.
23일 금투협에 따르면 오는 25일 열리는 제4대 협회장 선거에는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57), 손복조 토로스투자증권 회장(67),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65) 등 3명의 후보가 출마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후보자들이 막판까지 회원사의 표심 끌어안기에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특히 자산운용사의 마음을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체 241개 금투협 회원사 중 운용사가 70%(169개)에 달하면서 선거의 향방을 결정지을 가능성이 커져서다.
지난 선거에서 86개사에 불과했던 자산운용사는 정부가 사모펀드 설립 문턱을 낮추면서 최근 3년 새 83개사나 늘었다.
금투협 회장은 증권사 56개를 비롯해 자산운용사 169개, 부동산신탁사 11개, 선물사 5개 등 정회원사의 투표로 결정되는데 이 중 40%는 1사1표 원칙으로 의결권을 균등하게 분배된다. 나머지 60%는 각 사의 회비 분담금 비중에 따라 차등을 둔다.
과거 회원사가 적었을 땐 분담금을 많이 내는 대형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여지가 많았지만 운용사가 2배가량 늘면서 균등 분배되는 40%가 변수로 작용할 확률이 높아진 점도 후보자들이 운용사 표심 잡기에 적극적인 이유다.
자산운용사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후보는 손 회장이다. 출마의 변에서 손 회장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부동산 신탁사, 선물회사 등은 업권 간 이해상충이 커 회원사간 원활한 합의 도출이 어려운 현실”이라며 “업권별로 협회를 분리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전 사장도 “협회를 분리 운영해야 한다는 자산운용사의 요구가 크고 업권 간 이해관계도 상당히 달라 독립 협회가 필요하다”며 “협회를 분리하는 것이 어렵다면 부문별 각자 대표 체제를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자산운용사의 입장을 대변했다.
다만 권 사장은 협회 분리와 관련해서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권 사장은 “금투협은 하나의 이슈가 아닌 복합적 이슈를 동시다발적으로 다뤄야 한다”며 “금투업 전반을 지원하는 금투협으로 만들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오는 25일 임시총회에서 열리는 투표는 1차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을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진행되며 즉시 집계 후 공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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