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산 넘어 산’…노-노 갈등이 최대 변수로
해피파트너즈 노조-민노총, 합작법인에 대한 상반된 주장으로 이견 커
양대 노조에서 3대 노조 갈등으로 확산, 경우의 수 늘어 셈법도 복잡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고용 문제를 놓고 노조 간 갈등이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지난 3차 노사 간담회 당시 회사 측이 3자 합작사의 자회사 전환 요구를 전격 수용하면서 사태 해결의 실타래가 풀리는 듯 했지만 합작사 노조가 이를 반대하고 나서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파리바게뜨 본사와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은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3차 간담회를 열고 제빵기사 직접고용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회사 측은 앞서 한국노총이 제안한 해피파트너즈의 자회사 전환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해피파트너즈는 파리바게뜨 본사와 가맹점주, 인력파견업체 등 3사 합작사다. 회사 측은 이 회사의 지분을 50% 이상 확보해 자회사로 전환하고 3년 내에 파리바게뜨 정규직 수준으로 임금을 조정하겠다는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측이 자회사 전환 요구를 전격 수용하기로 하면서 이날 간담회에서는 대타협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민주노총이 협력업체를 포함하지 않은 새로운 자회사 설립을 요구하면서 3차 협상은 최종 무산됐다.
여기에 지난달 새로 설립된 해피파트너즈 노조가 회사 측의 자회사 전환 수용 결정에 반대하면서 노조 간 갈등이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전진욱 해피파트너즈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8일 "3자 합작법인을 본사 자회사로 바꾸기 위해 지분 구조를 변경하라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계열 노조의 요구에 반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 수석부위원장은 "민노총의 요구는 4500명의 제조 기사들이 몸담고 있는 회사를 없애고 다시 만들라는 것인데 우리 노조 입장에서는 절대로 이를 수용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해피파트너즈 노조는 설립 약 한 달 만에 조합원 수가 700여명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조합원 대부분이 고용노동부의 본사 직접고용 시정지시 대상이다. 500여명에 달하는 민노총 보다는 많고 1000여명 수준인 한노총에 비해서는 적은 수준이다.
각 노조가 서로 다른 입장을 주장하면서 본사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당초 합작법인의 자회사 전환으로 해결될 기미를 보였던 것에서 훨씬 상황이 악화된 것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중도 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한노총을 제외하면, 민노총과 해피파트너즈 노조는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 어느 한 곳의 손을 들어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가운데 고용부는 오는 12일 앞서 예고했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해피파트너즈와 근로 계약을 체결하는 제빵기사들이 늘고 있어 기존에 부과됐던 과태료(162억7000만원)에 비해서는 액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십억원 수준의 과태료도 부담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노조 간 이견으로 난처한 입장”이라며 “앞서 3차 간담회에서 언급됐던 자회사 전환 수용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노조와 협의를 계속해 입장을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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