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의원 "특수은행, 가상통화 거래 앞장…사실상 불법행위 방조"
농협은행, 지난달 기준 가상통화 관련 예치잔고 7865억원…국내 최대
기업은행 2위-일반 은행선 KB가 최대…은행 예치잔고, 1년 새 64배 ↑
최근 농협과 기업은행 등 공적 역할을 담당하는 특수은행들의 가상통화 예치잔액이 일반 시중은행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가상통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강도높은 규제에 나서고 있는 사이 정작 특수은행들은 거래에 따른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가상통화 취급업자 관련 은행 계좌 수 및 예치잔액'을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농협은행의 가상통화 예치잔고가 7865억원 규모로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 현재 국내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인 빗썸과 3~4위권 거래소인 코인원의 주거래은행이다.
농협의 뒤를 잇는 예치잔액 2위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인 것으로 집계됐다. 4920억원에 달하는 예치잔고를 보유 중인 기업은행은 최근 두 달 동안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주거래은행라는 점에서 잔고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KB국민은행이 계좌 수 18개, 총 3879억원의 예치잔액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7월부터 가상통화 거래소와의 계약을 해지해 현재는 가상계좌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이번에 집계된 계좌와 금액 역시 일반 고객들이 이용하는 가상통화 계좌가 아닌 거래소 운영을 위한 거래 목적의 일반 계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권의 가상통화 취급업자 관련 계좌 예치잔액은 지난달 12일 기준 2조670억원 규모로 최근 가상통화 투기세와 맞물리며 1년(322억) 전보다 무려 64배나 급증하는 추세에 있다.
이에대해 박 의원은 "가상통화의 투기과열, 불법자금거래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음에도 은행들이 이에 편승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은 사실상 불법행위를 방조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은행 자체적인 보호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현재 가상통화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관련된 법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만큼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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