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롱패딩'으로 뜨거웠던 패션업계…"올핸 뭘로 먹고 사나" 고심


입력 2018.01.04 06:00 수정 2018.01.04 05:51        손현진 기자

올해 '롱패딩 효과' 누린 브랜드 줄이어…시장 성장세는 아직 '흐림'

'제 2의 롱패딩' 등장엔 부정적 전망 잇따라…기업별 활로 모색 이어질 듯

지난해 패션업계는 '롱패딩'의 인기라는 호재를 만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최고 매출을 세운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화보.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패션 브랜드들이 앞다퉈 겨울시즌 세일을 진행하고 있지만 업계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지난해 FW(가을·겨울) 시즌에 벤치파카, 일명 '롱패딩'의 반짝인기로 숨통이 트였지만 여전히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롱패딩 다음으로 올해 매출 성장을 견인할 주인공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롱패딩 특수'를 누린 브랜드가 적지 않았다.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지난 11월 한 달 매출액만 940억원으로 브랜드 출시 이래 최고 월 매출을 올렸다. 같은 시기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도 국내 론칭 이후 역대 최고 월 매출인 71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4~5년간 이어진 아웃도어 및 스포츠 시장 침체를 고려하면 '가뭄 속 단비'라는 분위기다.

다만 예기치 못한 호재에도 전체적인 시장 성장세는 높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패션시장은 2016년 2.4% 성장했고 지난해도 2.1% 성장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코오롱FnC, LF 등 회사들은 판매 효율을 높이기 위해 브랜드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올해 패션시장 전망은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경제성장률이 3%대를 회복하면서 소비 심리도 차츰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업계는 한·중 관계 개선과 오는 2월 열리는 평창 동계 올림픽으로 해외 관광객이 대거 유입되면 관광 수요가 증가해 경기가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스페이스의 평창 동계 올림픽 '대회운영인력 유니폼' ⓒ노스페이스

업계는 차기 전략에 기반이 될 소비 트렌드 분석에 나서는 한편, 패션 수요를 강력하게 이끌어 줄 '제 2의 롱패딩' 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 '상품 이탈 시대'의 도래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품 이탈은 유형 상품에서 감성과 서비스 재화로 소비가 이동하는 것을 의미하며, 소비자들이 상품 그 자체보다는 경험이나 참여를 중요시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높아진 안목에 맞춰 차별화된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는 패션은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또 연구소는 개인화 영향으로 소비자와 기업, 브랜드간 연결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에 일상 속 모든 공간을 소비자와 교류하는 플랫폼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삼성패션연구소 그룹장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브랜드 등 모든 것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상호 긴밀하게 연결되는 이른바 ‘하이퍼 커넥티드 소사이어티’가 키워드로 부각될 것”이라며 “각 브랜드들은 소비자 경험, 편의성, 가성비, 참신함과 개인화된 서비스까지 다각도로 점검하며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K2의 올해 아웃도어 시장 전망 '골드독(GOLD DOG)' ⓒK2

K2는 올해 아웃도어 시장 전망으로 '골드 독(GOLD DOG)'을 제시했다. 이는 ▲여성 타깃 마케팅(Girl) ▲아웃도어 정통성 강화(Originality) ▲레저활동을 위한 제품군 확대(Leisure) ▲가성비부터 가심비까지 제품 다양화(Diversity) ▲체험 마케팅(Dynamic experience) ▲기술력 강화(Optimal tech) ▲가치소비의 증가(Great consumer)를 의미한다.

봄·여름 시즌을 앞두고 롱패딩처럼 대대적으로 유행할 또 다른 아이템이 등장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많다. 한 캐주얼 브랜드 관계자는 "봄·가을이 짧아지면서 간절기 상품의 생명력도 짧아지고 있다"며 "그나마 겨울의류와 레이어드해 입을 수 있거나, 유행을 타지 않는 무난한 스타일에 대한 호응이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여름철은 패션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데다 최근 몇 년간 대박 상품이 없었다는 점도 업계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한때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여름철 주력 제품이었던 '래시가드' 시장은 2014년 300억원대에서 1년새 1000억원대로 대폭 성장하기도 했지만 이같은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오히려 출시 경쟁에 열을 올렸던 브랜드들은 재고 부담을 떠안아야 했고, 지난해 네파, 블랙야크 등 브랜드들은 래시가드를 출시를 중단하기도 했다. 대신 냉감 소재 의류, 모노키니 등 신상품의 출시가 이어졌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 관계자는 "또 한번 완판 행진을 일으킬 아이템이 나타나면 좋겠지만 소위 '대박 상품'의 등장은 출혈 경쟁을 야기할 수 있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유행 상품이 없는 상황일수록 패션업체들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일 것이고, 이는 업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손현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