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통산 11번째 우승과 2년 연속 800만 관중
FA 시장의 거품과 심판의 금품 수수로 팬들 실망
빛과 그림자가 뚜렷했던 한국야구의 2017년이 저물고 있다.
올 해에는 ‘전국구’ 인기팀 KIA 타이거즈가 2009년 이후 8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새로운 왕조 건설의 기틀을 마련했다. 야구대표팀은 전임 감독제를 최초로 도입, 선동열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참가했지만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다.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FA 시장의 거품 현상은 좀처럼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급기야 시즌 중에는 심판의 뇌물 수수 사건이 터지며 야구팬들의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추신수와 류현진이 부활에 성공했지만 박병호와 황재균,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유턴을 결정했고, 지난해 말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강정호는 아예 시즌을 통째로 날리며 불투명한 미래와 마주하고 있다.
① KIA 타이거즈 통합 우승 ‘V11’
KIA는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 시절을 포함해 KBO리그에서 범접할 수 없는 11번째 우승을 차지, 최고의 명문 구단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 MVP에 오른 양현종의 타이거즈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전설로 등극했고 김기태 감독은 지도자 데뷔 후 첫 우승의 감격을 품에 안았다.
KIA의 전망은 내년 시즌에도 밝다.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붙잡으며 우승 전력이 고스란히 이어지는 가운데 양현종과 FA 김주찬의 재계약만 이뤄진다면 모든 것이 탄탄대로다.
② 역대 최다 840만 관중 ‘국민 스포츠’
2017년 KBO리그는 6개월 동안 팀당 144경기씩, 총 720경기가 열렸다. 전체 관중은 840만66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33만 9577명을 뛰어넘은 역대 최다 관중이었다.
끝까지 알 수 없었던 ‘역대급’ 순위 경쟁이 결정적이었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 1위부터 4위까지의 순위가 정해질 정도로 시즌 막판 치열한 경쟁이 매일 펼쳐졌다. 피 말리는 승부를 보기 위해 야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은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무엇보다 우승을 차지한 KIA의 관중 동원이 눈에 띈다. 2014년 개장한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매년 관중 신기록 행진을 이어지고 있는데 66만에서 71만, 지난해에는 77만, 그리고 올해 사상 첫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③ FA 시장 거품 언제쯤 꺼질까
KBO리그의 시장 규모에 비해 너무 비싼 선수들의 몸값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FA 시장은 지난해 최형우가 사상 첫 100억 원의 벽을 허문데 이어 롯데로 복귀한 이대호가 역대 최고액인 150억 원을 찍으며 정점을 내달렸다.
올 시즌에는 유턴파인 황재균이 kt로 이적하며 88억 원에 계약했고, 손아섭 역시 98억 원에 롯데 잔류를 선언했다. 야구팬들은 비난을 의식한 축소 발표 또는 옵션을 제외한 순수 보장 연봉일 것이라며 믿지 않는 분위기다.
급기야 메이저리그 잔류가 어려웠던 김현수가 돌아오며 LG와 4년 115억 원에 계약했다. 연평균 28억 7500만 원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다. 반면, 나이가 많은 준척급 FA들은 여전히 갈 곳을 정하지 못하며 극단적으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④ 최규순 전 심판 뇌물 수수 강타
최규순 전 심판이 현직에 있을 때 구단 고위관계자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야구팬들의 공분을 샀다.
소식이 나온 뒤 각 팀들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지만 조사 결과 두산과 KIA, 삼성, 넥센이 최 전 심판에게 돈을 건넨 것이 드러났다. 구단을 해체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팬들에게는 심각한 사안이었으나 KBO는 벌금 1000만원의 솜방망이 징계를 내리는데 그쳤다.
여기에 심심치 않게 터지는 승부조작과 음주운전, 심지어 폭행 사건까지 야구장 외에서의 불미스러운 일이 계속되며 팬들에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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