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 골디락스 성장세 확대 물가상승 압력 낮아
가상통화 열풍 '저금리 장기화의 비이성적 과열' 우려
이주열, 가상통화 열풍 '저금리 장기화의 비이성적 과열' 우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근원물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며 내년 추가 금리인상 여부의 최대 변수로 지목했다.
이 총재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근원물가가 통화정책 운영을 결정하는데 있어 의미가 큰데 최근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어서 우려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 금리인상 여부는 물가 흐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내년에는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것이 금융권 전반의 관측이다. 실제 미국과의 금리 역전현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미간 금리는 동일선상에 있지만 내년 세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한 미국의 금리가 한국의 기준금리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한은은 추가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선 고민이 많다. 한은이 추가 금리인상을 하려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 수준까지 올라와야하지만 최근 물가는 1% 초반대에서 움직이고 있어서다. 저물가가 해소되지 않는한 한은으로서는 추가 금리인상을 결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총재는 "통상 근원물가가 서서히 상승해서 예상하는 경로를 밟아갈 것으로 보는데 지난달에는 주춤했다"며 "이런점에 대해 일부 금통위원들도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어 "통화정책 결정은 성장의 흐름, 물가의 흐름이 어떻게 되어 갈지를 면밀히 짚어보고, 금융안정상황도 일정부분 고려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말 한 달, 두 달 후에 지표라든가 여건변화 등을 계속 보고 그때 가장 맞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내년을 맞아 저출산 고령화, 부문별 불균형, 가계부채 등 한국 경제 구조적 문제와 함께 '골디락스'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골디락스'는 성장세가 확대되지만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은 상태"라며 "금융시장에서는 이러한 환경을 우호적으로 반영해 주요국 주가는 사상 최고치로 올라가고 장기금리가 매우 낮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데 일부는 이성적 과열'이라고 하지만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이 근본 원인이라는 반론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총재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치는 가상통화 열풍에 대해서는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현재 많은 나라에서 부채과다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의 부채가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해서 금리가 상승하면 상당히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며 "앞으로 금융불균형이 더욱 쌓이고 위험자산 선호경향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그 이후에 어떤 형태로 조정이 이루어질지 여부에 대해서는 모든 중앙은행들이 염려하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총재는 내년 한국경제가 3%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상당히 강하고 대중교역 여건에 개선 조짐이 있다는 점은 추가 상방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기술적으로 올해 성장률이 높으면 기저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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