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해?] 행복해지고 싶다면 이 영화를…'위대한 쇼맨'
휴 잭맨 주연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 인기 이을지 관심
휴 잭맨 주연 '위대한 쇼맨' 리뷰
'라라랜드' 인기 이을지 관심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게 진정한 예술이다."(P.T 바넘)
영화 한 편만으로 행복해지고 싶다면 당장 이 영화를 봐라. 심장이 쿵쿵거리는 떨림, 눈과 귀에 쏙쏙 박히는 사운드와 비주얼, 가슴 따뜻한 메시지까지. 20일 개봉한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은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다. 황홀한 마법에 빠지는 104분이다.
'위대한 쇼맨'은 실존 인물인 쇼 비즈니스의 창시자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1810∼1891)의 생애를 다룬 작품. 출연진이 화려하다. 휴 잭맨, 미셸 윌리엄스, 레베카 퍼거슨, 잭 에프론, 젠다야 등은 환상적인 노래, 춤 등을 통해 관객을 사로잡는다. '라라랜드'(2016·315만명), '미녀와 야수'(2017·518만명) 등 뮤지컬 영화가 유독 인기를 끈 만큼 이 작품에 거는 기대도 크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바넘(휴 잭맨)이 쇼 비즈니스 창시자로서 성공을 거둔다는 이야기. 은행에서 해고된 바넘은 세상을 놀라게 할 특별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남들이 주목하지 않은, 독특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사람들을 모아 쇼를 선보이는 것.
바넘은 가족들에게조차 버림받은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인종·피부색·성별·외모는 상관 없다. 바넘을 만난 사람들은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마음껏 뽐내며 동등하게 무대에 선다. 그간 숨고만 살았던 이들은 당당하게 무대에 올라 자신감을 얻는다.
쇼는 성공적. 남들은 수준 낮은 공연이라고 평가절하하지만, 관객들은 넘쳐난다. 탄탄대로를 달리던 바넘은 지금까지와 다른 쇼를 준비하려 연극인 필립 칼라일(잭 에프론)을 파트너로 택한다. 이후 최고의 소프라노 제니 린드(레베카 퍼거슨)를 만나고 쇼에 대한 욕심도 날로 늘어간다.
제니 린드의 공연은 상류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 투어를 위해 제니 린드와 뉴욕으로 떠난 바넘은 가족들과 잠시 헤어지고, 초창기 쇼 멤버들과 떨어지며 이들과 소원해진다. 성공도 했고, 평단의 호평도 얻었지만 소중한 걸 잃게 된 셈이다. 바넘의 쇼는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환상의 무대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공략한다. 배우들이 선보이는 무대를 보노라면 마냥 행복해진다. 쇼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고 싶어 '움찔'하는 자신을 만날 수 있으리라.
이 작품의 중독성 강한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은 '라라랜드'의 작사팀(벤지 파섹·저스틴 폴)이 맡았다. 전곡이 주옥같다.
마이클 그레이시 감독은 영화의 곡이 시대에 구애받지 않는 모던한 록과 팝을 결합한 느낌을 드는 곡이길 원했다. 감독의 주문은 잘 맞아떨어졌다. 영화 속 모든 곡은 관객의 귀에 콕 박혀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귓가에 맴돈다.
'위대한 쇼맨'을 대표하는 노래는 '디스 이즈 미'(This is Me)다. 킬라 세틀과 '위대한 쇼맨' 앙상블이 선보인 장면은 영화의 백미. 매끈한 연기력과 날렵한 몸놀림으로 스크린에 옮겨졌다. 세상에서 밀려난 이들이 세상의 편견에 맞서 일어선다는 내용의 가사가 마음을 울린다. "한 번쯤은 진짜를 보여주고 싶어. 주저앉지 않을 거야. 당당히 살 거야. 난 용감해, 난 당당해. 난 내가 자랑스러워. 그게 나니까."
벤지 파섹은 "온 세상이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해도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감을 얻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날 것 그대로의 힘으로 강렬하게 노래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화려한 퍼포먼스는 노래에 강렬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공중 곡예, 리듬감 넘치고 역동적인 안무, 와이어 액션 등 호쾌한 액션이 관객들을 바넘의 쇼로 데려간다. 배우들은 안무를 숙지하기 위해 수개월에 걸쳐 리허설을 했고, 최고의 합을 만들어냈다.
노래와 안무뿐만 아니라 캐릭터, 배경, 소품, 의상 등 비주얼을 보는 재미도 있다. 휴 잭맨, 잭 에프론 등 남성 캐릭터와 여성 캐릭터 채리티 바넘(미셸 윌리엄스)과 제니 린드, 젠다야는 각자의 개성을 마음껏 살린 의상을 입었다.
눈과 귀만 즐거운 뮤지컬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레티 러츠(킬라 세틀)와 멤버들에게 바넘은 '부모조차 숨겼던 우릴 세상 밖으로 끄집어낸 존재'다. 이들은 자신들을 소홀히 한 바넘을 외면하지 않고, 위로한다.
영화는 바넘이 이들과 함께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통해 '아무리 힘들지라도, 두 손 맞잡을 누군가가 있다면 살아 볼 희망은 있다'는 인생의 이치를 길어 올린다.
배우들의 연기와 노력엔 엄지가 올라간다. 모든 배우가 각자의 자리에서 소금 같이 반짝인다. 휴 잭맨이 주인공으로 나섰지만, 모자란 배우 하나 없이 완벽하다.
휴 잭맨은 "위험을 무릅 쓰면서 꿈을 따라가고, 그 안에서 모든 사람이 가진 특별함을 축하하는 이야기가 와닿았다"며 "유쾌하고 행복한 작품으로, 흥겨운 음악을 즐기며 미소를 머금을 수 있을 것이다. 자랑스러운 영화이니 즐겁게 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할리우드에서 유명 CF 감독과 특수효과 아티스트로 활동해오던 마이클 그레이시 감독이 연출했다. '위대한 쇼맨'은 그의 장편 데뷔작이다. 8년 전 CF 촬영을 통해 감독과 만난 휴 잭맨은 감독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이번 작품의 연출을 제안했다.
마이클 그레이시 감독은 "바넘의 이야기는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서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걸 보여준다"고 밝혔다.
12월 20일 개봉. 12세 관람가. 1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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