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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보호·안정성 우리 손으로”…직접 문턱 높인 가상통화 거래소


입력 2017.12.17 10:24 수정 2017.12.17 10:27        배근미 기자

예치금 전액 금융기관 예치…보유량 70% 이상 오프라인에 보관해야

자기자본 20억·오프라인 민원센터 의무화…"금융권보다 까다롭게"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준비위원회 공동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자율규제안 설명 및 기자간담회에서 자율규제안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투기 열풍으로 정부가 본격적인 규제 논의에 나서고 있는 가상통화(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민간 거래소들이 제도권 진입을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나섰다. 그동안 중구난방으로 이뤄지던 거래소들이 한데 모여 협회를 설립하는 한편 자체적인 규제 강화 등을 통해 투자 안정성 및 시장에 대한 신뢰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예치금 전액 금융기관 예치…암호화폐 70% 이상 오프라인에 보관해야

지난 15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빗썸 등 주요 가상통화 거래소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암호화폐 거래소 기자간담회에서는 가상통화업계가 직접 마련한 자율규제안이 발표됐다. 지난 9월 정부 지침에 따라 마련된 이번 자율규제안은 업권 의견을 바탕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법률자문과 은행권이 검토한 의견 등을 수용해 최종 완성됐다.

업계가 이번 자율규제안을 통해 가장 힘을 실은 부문은 바로 투자자 보호 부문이다. 우선 가상통화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원화 예치금은 앞으로 전액 시중은행에 예치하도록 해 고객들의 교환 청구에 대해 즉각 이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거래소에 예치된 암호화폐의 70% 이상을 오프라인 상에 존재하는 암호지갑(콜드 월렛)에 보관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거래소 해킹 및 서버 다운 등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과의 법정분쟁 등을 예방하기 위해 거래소마다 자체적인 오프라인 민원센터를 운영하고 협회 차원의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사안 조사 등을 통한 조율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1인 1계좌를 본격 도입해 본인확인 절차 강화에 나선 점도 눈에 띈다. 그동안 전자상거래를 위해 마련된 '가상계좌'의 맹점을 악용해 가상통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발생하던 불법 금융 다단계 및 사기 등의 위험성에서 벗어나도록 한 조치다. 이에따라 내년 1월부터는 가상통화 거래 시 금융회사의 확인을 바탕으로 본인 명의의 계좌 1개만을 사용할 수 있다. 그 외 본인명의 계좌를 이용해 입출금을 시도하더라도 거래 자체가 원천 봉쇄된다.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준) 공동대표는 "이번 자율규제안에 따라 협회 소속 거래소는 암호화폐 예치금에 대한 유지 및 분리, 관리상황에 대해 연 1회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그 결과를 협회에 통보하도록 했다"며 "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각 분기 별로 이에 대한 관리 상황을 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기자본 20억·오프라인 민원센터 운영…거래소 진입 규정도 강화

또 이날 한 자리에 모인 가상통화 거래소 16개사 대표들은 시장 신뢰 확보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선언문에는 시장 열기가 가라앉을 때까지 업권 스스로 마케팅 광고를 전면 중단하고 신규코인 상장을 유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해킹 등 외부 공격에 대한 보안성 취약성 문제가 대두됐던 보안성 문제 역시 마케팅 비용 대비 개별 거래소들의 보안투자 규모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개별 거래소들의 보안투자를 적극 이끌어내기로 했다.

또 새롭게 상장되는 코인에 대해서는 정보자료 제공을 의무화하고 금융권에 준하는 임직원 윤리 강화 규정도 마련해 안정성과 투명성을 높였다. 거래소 임직원의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행위, 시세조종, 부정거래행위 등을 일체 금지하는 내용을 명시해 자체적인 내부자 통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협회 자체적으로 구성한 자율규제위원회가 거래소 임직원 개개인에 대한 제재 권고는 물론 최대 형사조치까지도 취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이같은 시스템적 여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거래소 스스로 자본력을 갖춰야 한다는 업계 합의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소 신규업자에 대한 기준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이에따라 신규 거래소는 국내 상법에 따르고 20억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기존 금융기관에 준하는 정보보안시스템 및 조직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도록 의무화 규정을 뒀다.

아울러 자율규제안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위원 7명 중 1명만을 회원사의 몫으로 배치하는 등 거래소의 개입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나머지 규제위원 6명은 학계와 블록체인, 암호화혜 전문가와 회계 및 제무전문가 등으로 구성해 독립성과 객관성 확보에 나섰다. 한편 이번 자율규제안에 따른 조치는 내년 1월 '1인 1가상계좌' 적용을 시작으로 1분기 안으로 실제 업무와 시스템 상 적용을 완료해 2분기부터 전격 시행될 예정이다.

한편 협회에 속하지 않거나 협회에 제명돼 사실상 협회의 통제 밖에 놓인 거래소에 대해 이번 규제안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해당 업권은 협회가 아닌 아닌 향후 금융권의 조치 차원에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김진화 공동대표는 "정부가 언급한 수준의 규제를 지키지 않는 거래소에 대해서는 (가상통화 거래에 필수적인) 가상계좌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금융권의 입장"이라며 "여기에 해당은행이나 금융보안원 등 기관들이 연 1회 이상 실사를 거쳐 충족하는 거래소에 대해서만 거래를 위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인 만큼 협회 내부에서는 제명 등의 방식으로, 협회 밖에서는 은행들이 거래소의 입·출금 시스템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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