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디지털 인재 모시기 총력전
신한금융 이어 하나금융도 가세…KB금융도 영입 예고
“디지털 금융 미래 생존과 직결…경쟁력 강화 필수”
국내 주요 은행들이 디지털 외부 인재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에 이어 내년 경영전략 핵심 키워드로 ‘디지털 혁신’을 내세운 만큼 실력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 영입에 과감히 나서면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며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지주는 실리콘밸리 및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소장 출신인 김정한 전무를 디지털 기술 혁신을 전담할 DT 랩(Lab) 총괄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했다.
하나금융은 외부 인재 수혈을 위해 올해내내 공을 들였다. 김 부사장은 소프트웨어 분야 최고 전문가로 삼성전자 재직 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및 내장형 메모리(eMMC) 관련 핵심 소프트웨어 기술의 세계적인 경쟁력 제고에 기여했고, 인문계 전공자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육성하는 통섭형 인재 양성 시스템(SCSA)을 추진하는 등 소프트웨어 분야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나금융은 앞으로도 외부 전문가 영입을 확대해 적극적으로 정보기술(IT) 분야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도 외부 인재 수혈에 적극적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4월 조영서 전 베인앤드컴퍼니 금융대표를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조 본부장은 금융위원회와 금융연구원이 인터넷은행 도입을 준비하기 위해 구성했던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인터넷은행을 설계한 인물 중 한명으로 2011년에는 신한은행 모바일뱅킹 전략 논의에 참여한 바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 6월 빅데이터 전문가인 김철기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를 빅데이터센터 본부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9월엔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장현기 박사를 디지털전략 본부장으로 앉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의 디지털화는 조직의 생존을 위한 필수과제”라며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신한의 디지털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도 디지털 관련 외부 인사 영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자산관리(WM)·기업투자금융(CIB)·디지털·IT 등 그룹 핵심 사업의 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외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영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외부 디지털 인재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디지털 금융이 미래 고객 선점에 있어 중요한 만큼 은행권의 인재 풀(pool)로는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들이 대학교와 협력하거나 자체 프로그램 등을 통해 디지털인재 육성에 나섰지만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실력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를 잇달아 영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금융 강화가 미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디지털부문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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