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브랜드 정체성 응축한 '헤리티지'가 뜬다…新복고열풍


입력 2017.12.08 15:46 수정 2017.12.08 16:19        손현진 기자

올해도 '복고 트렌드' 강세…더플코트·오버사이즈 코트 각광

브랜드 정체성까지 더한 '헤리티지' 제품으로 차별화…헤리티지 콘셉트 매장까지

최근 패션업계는 복고패션에서 한발 더 나간 '헤리티지' 개념을 강조하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밀레 클래식 컬렉션 화보. ⓒ밀레

올해도 빈티지와 복고(레트로) 패션의 열풍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선 복고 패션에서 한 발 더 나간 '헤리티지' 개념을 강조하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는 잠깐 유행하고 사라지는 생명력 짧은 디자인의 홍수 속에서 브랜드 정체성이 담긴 상품으로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 7일 한국패션협회는 '2017년도 한국 패션산업 10대 뉴스'를 공개했다. 협회는 10대 뉴스 중 하나로 '복고 트렌드'를 꼽으며 "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로 대한민국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문화의 전반적인 흐름을 차지하면서, 스트리트 캐주얼과 복고 트렌드가 캐주얼 및 스포츠 시장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복고패션 아이템은 일명 '떡볶이 코트'라고 불리는 더플코트다. 떡볶이 모양의 여밈 단추(토글 단추)와 커다란 삼각형 모자가 있는 긴 기장의 코트로, 1990년대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최근 롱패딩의 인기 속에서도 더플코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달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 당시 국내 기업 중 매출 1위를 거둔 이랜드는 "가장 인기 있었던 상품은 모직 더플코트로 24억원어치에 달하는 1만1000장이 팔렸다"고 말했다. 넉넉한 오버사이즈 핏 코트도 호응이 높다. 여성복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는 긴 기장으로 출시한 30가지 코트 중 15개 제품이 2, 3차 리오더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랜드 모직 더플코트. ⓒ이랜드

업계는 앞서 유행했던 스타일을 단순히 다시 선보이는 것에서 더 나아가 '헤리티지' 제품으로 복고패션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헤리티지(heritage)는 '유산'이라는 의미로, 패션 분야에선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가 지니는 특유의 가치관이나 전통, 대표적인 제품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큼지막하게 로고가 드러나는 복고풍 디자인을 표방하거나, 브랜드 역사가 담긴 스테디셀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출시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1921년부터 쌓아온 브랜드 헤리티지를 재해석한 컬렉션인 '밀레 컬렉션'을 선보였다. 컬렉션 제품 중 1978년도에 출시된 시그니처 아이템 '에폴렛 시리즈'를 모티브로 한 다운재킷을 보면 큰 로고를 포인트로 활용해 복고풍 분위기를 살렸으며, 브랜드 탄생지인 프랑스의 삼색기 색깔을 상징하는 블루, 화이트, 레드의 빈티지 로고로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냈다.

1911년에 탄생해 브랜드 역사가 100년이 넘는 '휠라'는 1990년대 로고를 활용한 헤리티지 브랜드 '휠라 오리지날레'를 갖추고 있다. 이 브랜드에서 테니스화, 로고 티셔츠 등 상징성 있는 스테디셀러를 새롭게 선보이며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 중 휠라 로고가 디자인 포인트로 강조된 '코트디럭스' 테니스화는 누적 판매량 70만족을 돌파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1895년도에 설립된 리복은 '리복 클래식'을 통해 헤리티지가 담긴 오리지널 운동화의 리뉴얼 출시 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1985년도 모델인 '클럽C'를 재해석한 '클럽C 85'가 출시 한 달만인 지난 1월 누적 판매량 6만족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1987년도 모델인 '워크아웃'을 4가지 신제품으로 재해석한 '워크아웃 스토리팩'을 출시했다.

리복 클래식 마케팅팀 관계자는 “19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리복의 강점을 그대로 재현해 지금의 소비자들에게도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제품”이라며 “최신 트렌드인 헤리티지 무드와 스트리트 패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이번 제품들을 통해 다양한 스타일링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발란스의 헤리티지 콘셉트 단독 매장 '라이프스타일 1906' 전경. ⓒ뉴발란스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는 지난달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3층에 헤리티지 콘셉트의 단독 매장 '라이프스타일 1906'을 열었다. 뉴발란스가 진출한 여러 나라 중 한국에서 최초로 오픈했으며, 인테리어에도 뉴발란스만의 클래식한 분위기가 반영됐다. 매장 이름의 '1906'은 뉴발란스가 탄생한 연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곳 매장에는 111년의 헤리티지에 기반을 둔 컬래버레이션 라인, 프리미엄 MADE 슈즈 라인, 70~80년대 클래식 라인 등 다양한 상품군이 마련돼 있다.

한승우 밀레 브랜드전략본부장은 "한번 나타났다가 금세 사라지는 유행과 달리 브랜드가 쌓아온 역사와 가치는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자산이기에, 브랜드 헤리티지를 강조하는 컬렉션을 선보여 신생 브랜드와는 확실한 차별화 요소를 만들 수 있다"며 "특히 헤리티지 컬렉션을 통해 옛 시절을 기억하는 중년 세대까지도 폭넓게 어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손현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