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신상품 봇물 속 휴면카드 홍수
3분기 기준 610여만장…총량 소폭 감소 불구 업체별 증가세 ‘여전’
카드 겉면에 혜택 기재부터 고객 대상 마케팅 강화까지 '고심' 계속
최근 다양한 결제 수단의 등장속에 사용자들의 뇌리 속에 잊힌 채 장롱이나 지갑 속에서 잠자고 있는 카드가 넘쳐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에는 마케팅 경쟁 심화 외에도 특색있는 카드의 디자인에 이끌려 이른바 지갑 속 ‘관상용 카드’ 용으로 발급받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3분기 휴면카드 610여만장…총량 소폭 감소 불구 업체별 증가세 ‘여전’
1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8개 전업계 카드사들의 휴면카드 수는 총 617만여 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분기(624만장) 대비 소폭 감소한 수치로 1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 카드에 대해 일정 휴면 절차 등을 거쳐 자동으로 해지되도록 한 금융당국의 ‘휴면카드 자동해지제도’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할 경우 휴면카드는 지속적으로 증가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롯데카드 휴면카드의 경우 전 분기 13.09%에서 13.58%로 늘었고, 우리카드(2분기 10.76%)와 신한카드(2분기 4.51%) 휴면카드 비중 역시 각각 0.24%p와 0.05%p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겸영은행들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수협은행으로 본격 출범한 수협중앙회의 경우 13.6%(2분기 기준)였던 휴면카드 비중이 18.7%로 급증했고 기업은행은 12.7%에서 12.9%로 늘었다. 지방은행인 부산은행과 제주은행의 휴면카드 비중 역시 전분기 대비 소폭 확대됐다.
이에대해 금융당국의 관계자는 “금융사들마다 사정은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유입고객 증가를 위한 마케팅에 따라 이와같은 현상이 발생하곤 한다”며 “특히 일시적인 마케팅을 통해 발급량이 급증한 카드상품의 경우 1년이 넘어서면 그동안 쓰지 않고 있던 장롱카드가 동시다발적으로 휴면카드로 분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에 혜택 잊은 고객들…카드사, 휴면카드 ‘불씨 되살리기’ 고심
한편 최근 다양하고 멋진 디자인을 앞다투어 출시되고 있는 다양한 카드상품들 역시 휴면카드 증가세에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시중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를 담은 카드들이 고객들의 소유욕을 자극하면서 발급량수를 늘리고 있는 반면 카드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플레이트 자체에만 쏠리면서 실제 사용까지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케팅 강화에 따른 초기 유입고객을 늘릴 것이냐, 또는 보유 중인 유효고객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영업 및 유지비용을 감소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대다수 금융사들이 고민하고 있는 사안이다. 실제로 단순화된 카드 디자인이 각광을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한 카드사의 경우 카드 겉면에 해당 카드 혜택을 기재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며 금융당국에 유권해석을 요청했으나, 금융당국은 표기 가능한 카드 크기의 한계와 혜택 변경 시 뒤따를 부작용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또한 상당수 카드사들은 새로운 고객 유입을 바탕으로 해당 고객의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데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자사 카드가 주력고객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안고 다양한 고객 유입 마케팅과 함께 휴면카드에 따른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카드업계가 금융당국에 제안해 끝내 승인을 얻어낸 휴면고객 대상 타 상품 권유 등 역시 이와 같은 맥락으로 꼽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국민 1명 당 카드 보유량이 3.6장인 상황에서 대부분의 카드 사용자들은 발급받은 카드를 골고루 사용하기보다 평소 자주 이용하는 카드 한 두 장만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결국 그에 따른 발급 및 유지비용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카드사와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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