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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도전장' 양종희 KB손보 사장 순항할까


입력 2017.11.02 06:00 수정 2017.11.02 06:57        부광우 기자

임기 만료 4개월 앞두고 국민은행장 도전 중도하차 "손보에 집중"

실적 개선세 뚜렷…지난해 두 배 증가 이어 올해도 영업익 늘어

손보업계 평균 못 미치는 RBC비율…IFRS17 앞두고 '옥의 티'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데일리안

국민은행장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이 연임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재임 기간 답보상태에 머물렀던 자본 여력이 '옥의 티'로 부각되고 있다.

KB손보 실적을 확연히 끌어올리며 수익성 면에서는 나무랄 데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재무 부담을 키우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안일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2일 KB손보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취임한 양 사장의 임기는 앞으로 4개월여 뒤인 내년 3월에 종료된다.

보험업계는 이번 임기 이후 양 사장이 다시 한 번 KB손보 수장 직에 도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국민은행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주요 후보였던 양 사장이 스스로 이를 포기하면서 이 같은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린다.

금융권에 따르면 양 사장은 지난 달 허인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확정되기 직전까지 유력한 국민은행장 후보로 거론됐다. 그런데 KB금융이 진행한 후보 검증 과정에서 양 사장은 KB손보가 성장의 중요 시점에 놓여 있다는 이유로 국민은행장 도전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선 지난 9월 양 사장은 차기 KB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이 역시 마지막 순간 스스로 내려놨다.

이를 두고 결과와 무관하게 최근 행보 속 양 사장의 결단이 돋보인다는 평이 나온다. 양 사장은 국민은행으로 입행한 뒤 KB금융에서 경영관리와 전략기획부장, 전략기획 상무와 부사장을 거친 전략통이자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양 사장 부임 이후 KB손보 성적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도 연임에 힘을 싣는 배경이 되고 있다. KB손보의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은 3690억원으로 전년 동기(3213억원) 대비 14.8%(477억원)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813억원으로 같은 기간(2489억원) 대비 13.0%(324억원) 늘었다.

좀 더 시계를 확장해보면 KB손보의 실적 개선세는 더욱 뚜렷하다. KB손보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4408억원으로 전년(2212억원) 대비 99.3%(2196억원) 급증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1737억원에서 2958억원으로 41.3%(1221억원)나 늘었다.

다만 재무건전성 면에서 뚜렷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KB손보의 지난 6월 말 지급여력(RBC)비율은 188.3%로 1년 전(188.9%)에 비해 소폭(0.6%포인트) 하락하며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자본 여력을 측정하는 대표 지표다.

이 같은 KB손보의 올해 상반기 말 RBC비율은 손보업계 평균인 247.6% 대비 59.3%포인트나 낮다. 그나마 지난해 말 168.7%까지 떨어진 수치를 올해 들어 20%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린 수치다.

특히 RBC비율에 더욱 눈길이 가는 이유는 2021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있어서다. IFRS17은 향후 내줘야 할 보험금 부채를 현행 원가 대신 시가로 평가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부채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돼 RBC비율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RBC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진 보험사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게 된다. 보험업계에서는 통상 RBC비율 150%를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을 통한 자본 여력 확충에 골몰하고 있는 이유다.

그래도 업계에서는 종합 성적표를 봤을 때 양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올해 KB손보가 KB금융의 완전한 식구가 되면서 다양한 자본 확충 방안을 활용할 수 있게 된 만큼 앞으로의 재무 건전성 개선에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란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KB금융으로의 100% 완전자회사 전환 작업을 끝내면서 KB손보의 자본력과 신뢰도는 그 이전보다 확실히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양 사장이 낸 실적과 그룹 내에서 가지고 있는 신뢰 등을 고려했을 때 본인만 원한다면 무난히 연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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