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상 최고 실적에도 우울한 창립기념일
내달 1일 조용한 48주년 기념식...선대 회장 30주기도
오너 부재 속 인사·조직개편으로 긴장감 높아져 뒤숭숭
내달 1일 조용한 48주년 기념식...선대 회장 30주기도
오너 부재 속 인사·조직개편으로 긴장감 높아져 뒤숭숭
삼성전자가 내달 1일 제 48주년 창립기념일을 맞는 가운데 조졸찬 기념식으로 진행할 전망이다. 또 같은달 19일 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 30주기도 현재 삼성이 처한 안팎의 상황을 감안하면 조용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창립 48주년과 관련해 진행하는 행사는 ‘제 48회 창립 기념식’이 유일할 것으로 보인다.
1일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개최되는 이 행사는 최근 회사의 성과에 대한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와 격려를 표하고 장기 근속직원 등에 대한 상패 전달 등 의례적인 수준에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969년 1월 삼성전자공업으로 설립됐지만 1988년 11월 1일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해 반도체사업을 본격화한 것을 계기로 이후 이날을 창립기념일로 삼아왔다.
삼성전자가 전날 31일 분기 역대 최고 실적 발표가 예고돼 있고 올해 연간 최대 실적이 확실시되는 상황임에도 조용한 기념일을 보내는 것은 이건희 회장의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수감 등 오너 부재 상황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 조용한 창립기념일을 보내왔는데 올해는 이재용 부회장마저 없는 상태여서 더더욱 다른 행사들을 진행하기 어렵게 된 상황이다.
여기에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어 온 권오현 부회장마저 내년 3월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앞두고 있어 조직 내부 분위가 뒤숭숭한 상황이어서 창립기념식도 상당히 엄숙한 분위기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올해 행사에서 권 부회장은 최근 실적 성과에 대해 임직원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뜻을 전하는 동시에 회사 안팎의 어려운 상황 및 향후 도전과 관련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올해 삼성전자가 역대 최고 실적을 내고 있지만 누가 봐도 대대적인 행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며 “오히려 창립기념일 전후로 단행될 인사와 조직개편 등으로 조직 내 긴장감이 그 어느때 보다 높을 수 밖에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22일 삼성의 79주년 창립기념일도 오너부재 속에서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조용하게 보냈다. 2월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온 미래전략실 해체 등으로 그룹이 사실상 해체되면서 모태인 삼성물산(삼성상회) 창립기념일의 의미만 남았다.
한편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내달 19일로 예정된 이병철 선대 회장의 30주기 추도식도 조용하게 보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행사를 주관해 온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으로 참석할 수 없게 되면서 행사를 누가 주관할지가 관심사다.
매년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리는 추도식에는 삼성가뿐만 아니라 CJ·신세계·한솔 등 범 상성가 인사들이 참석해 왔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