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성 없는 프랜차이즈 자정안…'을'의 눈물 닦아줄까
불공정거래 예방센터, 필수 물품 지정 중재위 등 분쟁별 소통 창구 마련
"가맹본부 입장에서 비용 부담만 늘어나" 실효성 의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그간 국내 가맹 업계에 만연했던 '갑질' 등의 불공정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자정혁신안을 발표했지만, 강제성이 없는 자정안이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이하 프랜차이즈협회)는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랜차이즈 혁신위원회가 지난 3개월간 마련한 ‘권고안’과 협회 차원에서 마련한 '자정실천안'을 공개했다.
협회 자정안은 프랜차이즈 혁신위원회가 지난 3개월간 논의 끝에 마련한 '권고의견'을 수행하기 위해 만든 실천안이다. 자정안은 크게 ▲가맹점사업자와의 소통강화 ▲유통 폭리 근절 ▲가맹점사업자의 권익 보장 ▲건전한 산업발전 등 4개의 핵심 주제와 11개의 추진 과제로 구성돼 있다.
우선 가맹점 사업자와의 소통강화를 위해 앞으로 가맹점 100곳 이상인 모든 가맹본부는 자발적으로 가맹점주와 협의해 향후 1년 이내에 가맹점사업자단체를 구성하고 상생협약을 체결하도록 했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내에 '불공정거래 예방센터'를 설치해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간의 화해와 거래조건 협의에 대한 조정 역할을 협회가 직접 수행하고, 협의조정을 거부하는 가맹본부 명단을 협회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고 공정위에 통보하기로 했다.
유통 폭리 근절 대책과 관련해서는 브랜드의 품질이나 서비스 동일성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물품만 필수물품으로 지정하도록 했다. 또 협회 내에 '필수물품 지정 중재위원회'를 신설해 분쟁이 발생하면 협회가 중재역할을 맡도록 했다.
원산지, 제조업체 정보, 가맹본부 특수관계인의 관여여부, 판매 장려금 및 리베이트 제공처 등과 가맹점에 대한 필수물품 공급가격, 필수물품 선정 기준 등도 정보공개서에 추가로 기재할 방침이다. 허위, 또는 과장정보 기재와 같이 위반 업체는 제명 등 협회 징계는 물론 협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위반사실을 게시한다.
투명한 가맹금 지급을 위한 러닝 로열티제도를 확산시키기 위해 캠페인도 추진한다.
그동안 가맹점주들이 줄곧 요구해온 ‘10년 가맹계약 요구기간’ 또한 폐지될 전망이다. 협회는 가맹점사업자가 계약기간에 상관없이 갱신 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가맹본부는 가맹계약 갱신이 거절되는 사유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해 정보공개서에 사전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러한 자정실천안이 강제성이 없는 권고의견인 데다, 개별 업체가 외면할 경우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관계자는 "이번 자정안에는 가맹본부의 의무만 강조됐고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가맹점주의 의무는 전혀 담겨 있지 않다"면서 "불공정거래 예방센터를 설치한다는데, 공정위에도 있는데 협회에도 만들면 가맹본부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만 늘어난다. 실효성 측면에서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긍정적인 부분과 미흡한 부분을 모두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판촉비용이나 점포환경개선(인테리어공사) 비용 분담기준이 구체적이지 않고 필수품목 지정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요건 설정이 미비한 부분은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맹점주의 피해보상을 위한 공제조합 설립방안을 포함했으나 세부방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것도 조속한 시일 안에 손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