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금융공기업 수장 공백에도 인선 논의 '감감'
주금공 등 수장 인선, 국감 등 이슈 등에 관심 뒷전으로 밀려
임기 만료 불구 후임 없어 일하는 수장들도…"당국 관심 절실"
금융공공기관 수장 인선이 국정감사와 가계부채 이슈 등 주요 현안 등에 밀리면서 장기화 국면을 맞고 있다. 이같은 수장 공백이 지속될 경우 또다른 경영 공백 및 혼란으로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0월부터 만 3년 간 주택금융공사 사장으로 재임했던 김재천 사장의 임기는 오는 28일에 만료된다. 하지만 임기를 이틀 가량 남겨둔 현재까지 금융권 안팎에서 김 사장의 후임을 물색하는 움직임 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 수장 인선을 위해서는 최소 1달에서 2달 전부터 대표이사 후보 공모를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개최하는 등 공식 절차에 돌입해야 하지만 이 또한 진행되지 않고 있다. 국정 전반이 국정감사, 가계부채와 같은 주요 일정과 맞물린데다 주금공 사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금융당국과의 사전조율이 사실상 필수적인데 전혀 진행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 시급하게 공석을 메워야 하는 금융당국 인선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도 금융공공기관 선임 절차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국감이 끝나는 11월 이후 후임 인선에 속도를 낸다 하더라도 당장 임추위 구성에서부터 후보 논의까지 길게는 수 개월이 소요될 전망이어서 실제 후임 인선까지는 올해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금공 측은 임기 만료 후에도 후임 인선이 확정될 때까지 김 사장이 당분간 업무를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수장 공백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비단 주금공 한 곳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날(26일) 드디어 임추위 구성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하고 수장 선임 작업에 시동을 건 SGI서울보증은 사장 없이 무려 8개월 여간의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최종구 현 금융위원장이 SGI 서울보증 사장에 이어 수출입은행장, 금융위원장까지 거칠 동안 SGI서울보증 사장직은 줄곧 공석이었다.
한때 최종구 금융위원장 취임 이후 내부 인사를 마무리한 금융위가 금융공공기관 인사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돌았으나 지난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수장 인선을 마지막으로 인선 작업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당시 수은으로 자리를 옮긴 은성수 사장으로 인해 연쇄적으로 수장을 잃게 된 한국투자공사 역시 직무대행 체제로 새 사장을 기다리고 있다.
김화동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지난 4월 이미 일찌감치 임기가 끝났지만 6개월째 후임자가 없어 기약없이 보직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기획재정부가 후임자가 없는 김 사장에 대한 보직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수장 공백 등 위기는 일단 넘겼지만 이 역시 임시 방편이라는 점에서 불안정한 상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공기업 인사는 “예전에는 임기 만료 수 개월 전부터 누가 유력하더라는 하마평이 여기저기서 나돌았는데 요즘에는 너무 조용한 상황”이라며 “12월에는 각 공공기관들이 내년도 사업에 따른 예산 편성 등 어느 정도 골자를 잡아야 하는데 수장이 장기간 없는 상태에서는 업무의 방향성이나 유관기관과의 협력 및 조율에 있어서도 업무 상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금융공공기관 관계자는 “당국 내에서도 금감원이나 국책은행 같은 대형 금융기관 인선에나 관심이 있지 수도권도 아닌 소규모 금융공공기관들에 대한 관심이 유독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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