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건설재개' 찬반단체 엇갈린 운명…"환영" vs "허탈"
원자력계 "정부 탈원전 입장 재고" vs 환경단체 "정부 탈핵 의지 부족"
"정부, 신고리 건설재개 살 내주고 탈원전 추진 뼈 취한 것…동력 확보"
원자력계 "정부 탈원전 입장 재고" vs 환경단체 "정부 탈핵 의지 부족"
"정부, 신고리 건설재개 살 내주고 탈원전 추진 뼈 취한 것…동력 확보"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결정에 그간 양 극단으로 맞섰던 찬반단체의 운명이 엇갈렸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정부에 건설 재개를 권고한 가운데, 찬반 단체는 물론 시민들의 민심도 극명히 갈리고 있다.
먼저 신고리 건설재개를 주장해온 울산시와 울주군, 서생지역 주민, 한수원 노조 등은 환영을 표하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들 단체는 "찬반 양측으로 나뉘어 대립한 시간들은 이번 최종 결과가 나온 시점부터 모두 떨쳐버리고 더 나은 에너지 정책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모두 힘을 모아가자"고 밝혔다.
또한 이번 결정으로 신고리 5·6호기를 넘어 정부 탈원전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게 원자력계 전문가의 중론이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건설을 재개하라는 것은 탈원전 정책 자체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며 "이번 결론을 신고리 5·6호기에 국한할 수는 없으며 탈원전 자체에 대한 결론이라고 해석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도 "탈원전 정책이 유지되는 한 원자력계는 계속 반대할 것"이라며 "우리는 정보 등을 제대로 알리는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도 "원자력계는 정부의 탈원전 관련 입장을 재고해달라는 쪽으로 여론을 환기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신고리 건설중단을 주장해온 '탈원전' 단체들은 이번 공론화위 결과에 유감을 표하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울산시민운동본부는 "신고리 5·6호기 직접 영향권에 있는 부산과 울산, 경남 시민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미래세대의 목소리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결과물"이라며 "불공정하고 불충분한 자료를 바탕으로 경기를 펼쳤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의 탈핵 의지가 부족했다는 비난도 이어졌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원전 수가 실제로 다음 정부부터 줄어든다는 대통령 입장에 "실망스럽다. 원전을 축소해야 한다는 탈원전을 말로만 거창하게 하고 실속은 없었다"며 "현 정부도 다른 원전 조기 폐쇄 등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원전 단체들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라는 결과에는 승복하면서도 향후 조직정비를 통한 탈핵운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한편,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재개 방침을 밝히며,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월성 1호기 등 노후 원전이 조기 폐로될 것으로 보인다. 월성 1호기는 수명이 10년 연장돼 2022년 11월 설계 수명이 끝나는데, 문 대통령 임기 내로 폐쇄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 정부는 다음 정부에서 탈원전 기조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재개 결정으로 기존 정책노선과 다른 방향의 권고안을 받게 됐지만, 큰 틀에서는 에너지 전환정책의 핵심인 탈원전 추진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두고 원전 업계에서는 "정부가 신고리 건설재개라는 살을 내주고 탈원전 정책 추진이라는 뼈를 취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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