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저렴" vs "밀집·위험"…신고리 찬반 논리대결 보니
숙의과정 기초 자료집, 28일 시민참여단·공론화위 홈페이지에 공개
"전력 다소비·핵폐기물 위험성"vs"국내 원전 안정성 세계 최고 수준"
숙의과정 기초 자료집, 28일 시민참여단·공론화위 홈페이지에 공개
"전력 다소비·핵폐기물 위험성"vs"국내 원전 안정성 세계 최고 수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시민참여단'에 제공되는 자료집이 28일 공개됐다. 신고리 5·6호기의 운명을 판가름하는 데 기초 자료가 되는 해당 자료집이 공론조사를 한 달여 앞두고 최종 완성됐다.
신고리 5·6호기와 공론조사의 의미가 담긴 자료집은 이날 시민참여단에게 우편으로 배포됐으며, 같은 날 공론화위 홈페이지에 게시해 일반 국민도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자료집은 총 4장·69쪽으로 구성됐다. 1장과 2장은 공론화 개요와 원자력발전에 대한 기본 현황으로 공론화위가 직접 작성했다. 3장과 4장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재개 측의 주장과 근거자료에 대해 동일한 분량으로 구성됐다.
자료집 목차는 △서론 △현황 및 전망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중단 이유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중단 영향 △원전 수출과 경제 △기타 쟁점사항 △결론 등으로 합의됐다.
자료집의 핵심은 건설재개·중단 측의 논리대결이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재개를 요구하는 측은 국내 원전기술의 우수성과 비용절감을, 건설중단을 요구하는 측은 원전밀집도 및 핵폐기물에 따른 위험성 등을 주장하며 첨예한 공방을 펼쳤다.
우선 건설재개 측은 신고리 5·6호기를 건설 공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이유로 ▲국내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5%에 달해 안정적 공급이 중요 ▲원자력은 모든 발전원 중 가장 저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과 더불어 원자력을 확대하는 추세 ▲신재생에너지가 충분히 늘어날 때까지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적정한 원전비중을 유지해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건설재개 측은 "우리나라는 전력망이 섬처럼 고립돼 있고 에너지원의 95%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어 해외 에너지 가격 변동에 대비한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원자력은 이이러한 우리나라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에너지" 라고 주장했다. 또 "다양한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발전원가가 가장 저렴해 가정에서 큰 부담 없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산업경쟁력을 높여줘 수출국가가 되는 토대가 됐다"는 주장이다.
특히 논란이 됐던 안전 문제에 대한 근거도 제시됐다. 건설재개 측은 "이번 공론화에서 다뤄질 신고리 5·6호기는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원전 중 '가장 안전한 원전'으로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경주 지진보다 63배 큰 지진에도 견딜 수 있으며, 쓰나미 등 자연재해에도 철저히 대비했다"며 "어떤 최악의 경우에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대량의 방사능 외부 누출을 막을 수 없도록 설계됐다"고 전했다. 또 "사용후핵연료는 철저히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사용후핵연료는 인간과 환경으로부터 격리시켜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 기술로도 충분히 안전하게 처분할 수 있다"고 짚었다.
재개 측은 이어 "원자력발전소는 핵무기처럼 폭발하지 않는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핵연료는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해 핵무기처럼 폭발시킬 수 없다. 맥주에도 알코올이 포함돼 있지만 불을 붙일 수 없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고리 5·6호기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원전이다. 신고리 5·6호기의 모델인 신고리 3호기는 3세대 신형 원전 중 세계 최초로 건설돼 운전 중"이라며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대형 자연재해 발생에 대비하도록 설계돼 있다. 만일 사고가 나더라도 다양한 안전설비가 있어 대량의 방사성 물질 누출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이 함께 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재개 측은 "신재생에너지의 확대를 위해서라도 경제적이고 오염물질 발생이 가장 적은 원자력발전이 든든한 후원군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인 에너지전환 정책에 공감하며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에서는 에너지안보와 안정적 전기 공급을 위해 신고리 5·6호기는 꼭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건설중단 측은 신고리 5·6호기를 건설 공사를 멈춰야 한다는 이유로 ▲신고리 5·6호기 건설에 따른 위험 증가 ▲핵폐기물의 지속적 증가 ▲최대지진규모 미반영 ▲안정성과 허가 과정의 문제 ▲원전 지역의 고통과 갈등 야기 등을 제기했다.
건설중단 측은 안전성 문제를 짚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 8기가 밀집할 고리에 원전을 더 짓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고리원전 부지 30km 반경 내에 국민이 382만 명이나 살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하면 시민들이 보다 더 안심하고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운영 중인 원전만으로도 국토면적 대비 원전 개수와 설비용량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신고리 5·6호기가 추가되면 원전 10기가 한곳에 위치하게 되고, 밀집된 원전으로 사고 발생 위험이 가중된다는 설명이다.
중단 측은 이어 "신고리 5·6호기는 가동하는 순간부터 거대한 핵폐기물이 된다. 고준위 핵폐기물은 무려 10만 년 이상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지질조사조차 하지 않았고, 기존 원전이 쏟아낸 1만 5000톤의 핵폐기물이 부지별로 포화 상태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하면 향후 60년간 발생할 핵폐기물을 남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세계 발전 시장이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를 중심으로 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중단 측은 "재생에너지는 2016년 세계 전기생산량의 24.5%를 차지했다. 원전은 1996년 17.6%로 정점을 찍은 후, 2016년 10.5%로 줄어들었다"며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은 점점 저렴해지고 있고, 세계적 기업은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태양광,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과 생산력을 가진 기업들이 있지만, 내수산업 기반이 없어 수출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자력이라는 기존 방식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에너지 전환을 소홀히 다뤘기 때문"이라며 "신고리 5·6호기에 사용할 예산을 미래를 위해 돌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아니면 미래의 기술에서 우리는 다시 소외되고 뒤처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찬반 주장은 공론화위 시민참여단의 주요한 학습자료가 된다. 시민참여단 478명은 해당 자료집과 공론화위가 제공하는 동영상 강의를 학습한 뒤 10월 13~15일 2박 3일간 종합토론에 참여하게 된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