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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CEO]'월드 베스트' 위한 이재현 CJ그룹 회장 도약


입력 2017.09.22 16:36 수정 2017.09.22 23:02        김유연 기자

복귀와 동시에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

글로벌 M&A 확산…조직문화혁신

이재현 CJ그룹 회장.ⓒCJ그룹

복귀와 동시에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
글로벌 M&A 확산…조직 문화 혁신


삼성가 장손으로 태어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타고난 사업 수완과 뚝심 있는 경영스타일로 '리틀 이병철'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설탕회사'에서 출발해 문화기업을 일군 유능한 경영인으로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이 회장은 1960년생으로 경복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일반 회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1985년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제일제당에 입사한 뒤 1997년 제일제당 부사장을 거쳐 1998년부터 제일제당 부회장을 맡았다. 2002년부터는 CJ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삼성그룹을 창업한 고 이병철 회장이 할아버지이고, 그 맏아들인 고 이맹희 CJ명예회장이 아버지다. 위로는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과는 사촌지간이다.

◆글로벌 M&A확산=2002년부터 이 회장이 본격적으로 회사를 이끌게 되면서 '제일제당'이라는 기존 사명을 'CJ'로 바꿨다. CJ의 기존 식품 관련 사업 외에 미디어, 물류, 홈쇼핑 사업 등 다양함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CJ개발, CJ엔터테인먼트, CJ CGV, CJ홈쇼핑 등을 설립하거나 인수합병(M&A)하며 그룹의 덩치를 키워갔다.

2011년 대한통운 인수에서 그의 베팅이 또 한 번 빚을 발한다. 이 회장은 2조원 이상을 과감히 베팅하면서 대한통운을 품에 안았다. 1998년 CJ GLS 설립으로 물류업에 뛰어들 당시부터 이 회장은 "물류는 미래산업으로 반드시 한국의 대표 브랜드가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토종기업의 대형화, 글로벌화가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 회장의 리더십은 경영지표로도 드러났다. 식품 등 기존산업의 첨단화‧글로벌화와 엔터테인먼트, 물류와 같은 신규 유망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CJ는 4대 사업(식품&식품서비스, 바이오, 신유통, 엔터테인먼트&미디어)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제일제당 1개 회사에서 출발해 국내에만 80여개의 계열사를 일궜고, 임직원수는 독립 당시 4000여명에서 5만여명으로 12배 이상 늘어났다. 독립경영 첫 해인 1994년 제일제당 매출은 1조4000억원에 불과했으나 2008년 1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6년에는 30조원을 넘었다. 그룹을 20배 이상 성장시킨 것이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도 위기가 찾아온다. 2013년 CJ그룹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된지 한 달여 만에 이 회장이 구속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회장은 신장이식수술과 유전질환인 CMT로 건강이 악화됐다. 재판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2015.9.10)까지 이끌어내며 상당 부분 무죄임이 드러났지만 결국 실형을 피하지 못했다. 2016년 광복절에 이르러 특별사면을 받은 이 회장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치료에 전념해왔다.

이재현 CJ그룹 회장.(가운데)ⓒCJ그룹

◆복귀와 동시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검찰수사와 구속, 건강악화로 시련을 겪고 최근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 회장은 미완의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고 사업보국하는 것을 남은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다.

CJ그룹은 2020년까지 36조원을 투자해 '월드 베스트 CJ'를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내놓았다. 지난 5월17일 경기도 수원 광교에 지어진 통합 R&D연구소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 4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 회장은 "2020년 ‘Great CJ’ 달성을 넘어 2030년에는 세 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World Best CJ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 복귀 이후 CJ그룹은 다방면에서 생기를 띠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12일 국내외 식품·소재 등 주력사업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9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충북 진천에 5400억원을 들여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세계 최고 수준의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건설하고, 동시에 식물성 고단백 소재인 농축대두단백(SPC) 세계 1위 기업 셀렉타사를 3600억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CJ대한통운도 인도 종합물류 3위 업체인 다슬 로지스틱스와 중동 중량물 물류 1위 업체인 이브라콤을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장 구속 이후 해외 물류, 바이오 기업 M&A 실패, CJ헬로비전 매각 무산 등이 반복되며 성장이 둔화됐던 CJ그룹이 정체상황을 벗어나 확실한 턴어라운드를 보여줄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관측이다.

◆조직문화 혁신=사업의 성장 가속화와 더불어 이 회장이 강조하는 것은 인재와 조직문화다. 사업의 성장은 결국 사람이 이뤄내는 것으로 인재육성을 위한 환경조성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이 회장 복귀 직후 발표된 기업문화 혁신방안이 대표적인 예다.

CJ그룹은 지난 5월 이 회장 복귀 직후 일과 가정의 양립과 유연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한 획기적 기업문화 혁신안을 발표했다.

혁신안에는 ▲자녀 입학 돌봄 휴가(최장 1개월) ▲남성 출산휴가 확대(기존 5일→ 2주) ▲임신 위험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기간 확대 ▲출퇴근 시간을 개인 사정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 ▲업무 시간 외 카톡사용 금지 ▲입사 후 5년마다 4주간의 ‘창의휴가’ 사용 등 임직원의 자율성과 창의력을 극대화하는 각종 방안이 담겼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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