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IPO 많다더니"…공모주펀드 '속 빈 강정'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 1.64%…자금 순유출 1조8481억
"주식 시장 강세탓 공모가↑, 금리 인상에 채권 수익률↓"
올해 '강남 큰 손'의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했던 공모주펀드가 대어급 새내기주의 잇단 등장에도 불구하고 죽을 쑤고 있다. 상승장 분위기를 타고 넷마블게임즈, 아이엔지생명, 셀트리온헬스케어, 펄어비스 등 우량업체 기업공개(IPO)가 연이어 있었음에도 실망스런 수익률에 수 조원의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설정액 10억 이상 공모주펀드 117개의 설정액은 2조7012억원으로 연초 이후 무려 1조8481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IPO가 대체로 연말에 몰려있다는 기대감에 순유출이 순유입으로 전환될만도 하지만 공모주펀드의 설정액은 연초 이후 꾸준히 순유출을 보였다.
펀드 환매가 많았던 것은 저조한 수익률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연초 이후 공모주펀드 117개의 평균 수익률은 1.64%다. 그나마도 최근으로 올 수록 수익률은 더욱 저조하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불과 0.45%고 1개월은 0.22%다. 연초 이후 국내주식 펀드 160개의 평균 수익률(18.08%)은 물론 해외주식 펀드(16.57%), 배당주 펀드(11.98%)에 비교하기도 민망한 수익률이다.
개별 펀드별로는 'KTB액티브자산배분형증권자투자회사 3[주식혼합]'이 14.73%(연초 이후)로 가장 준수한 수익률을 보였다. 연초 이후 집계가 가능한 수익률 통계 중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보인 펀드는 '교보악사공모주플러스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ClassC'로 -1.55%였다.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 1.64%…자금 순유출 1조8481억
"주식 시장 강세탓 공모가↑, 금리 인상에 채권 수익률↓"
업계는 공모주펀드의 특성이 올해 신규 상장 종목들의 초반 부진과 맞물려 수익률이 저조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공모주펀드는 최대 90% 가량의 자금을 채권에 투자하다가 공모가 시작되면 기관 청약 단계에서 주식을 확보한 후 상장 후 처분해 단기 차익을 노린다. 신규 상장 종목이 단기간에 급등하거나 평소 투자하는 채권의 가치가 올라야 수익이 커지는 구조인데 올해는 공모주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5월12일 신규 상장하며 큰 기대를 모았던 넷마블게임즈는 거래 6일 만에 공모가보다 10% 하락했고, 아이엔지생명도 공모가를 하회하는 시초가 3만1200원으로 상장되고서도 한동안 하락하며 시초가를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펄어비스 역시 공모가를 밑도는 시초가로 시작했으나 최근 실적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공모주 시장은 규모나 건수는 적지 않은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공모 이후 주가 흐름이 부진한 기업들이 잦으면서 공모주펀드 수익률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상장 기업들의 주가수익률 저조 이유로 "주식시장이 강세를 지속하면서 상대적으로 공모가가 높게 책정되는 경향(첫째 높은 청약수요, 둘째 공모가 책정시 비교대상 기업의 높아진 주가수준에 따른 효과)"을 지목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평소 최대 90%까지 투자를 늘리는 채권의 가치가 하락한 것 역시 공모주 펀드 수익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금리를 인상한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축소 혹은 중단 가능성을 시사해왔다"면서 "금리가 오르면 안정자산인 채권의 가격은 하락하는만큼 안정자산으로 가져가는 채권에서조차 상황이 좋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모주펀드가 현재는 부진하나 연말로 갈수록 힘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원래 시기적으로 IPO는 하반기 연말로 갈수록 몰리는 편"이라면서 "정부가 기업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기업 지주회사들이 상장하게 되면 공모주펀드가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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