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4경기 치른 현재 저조한 득점력에 발목
유로파리그 아탈란타전에서 다시 한 번 도전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참여하는 20개 팀들 중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인 팀 중 하나는 로날드 쿠만 감독이 이끄는 에버턴이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의 큰 손인 첼시, 토트넘, 리버풀, 맨시티, 아스날, 맨유를 뛰어넘지 못해 7위라는 성적에 만족해야만 했다. 하지만 특급 스카우트인 스티븐 월시와 함께 이적 시장을 끝마친 지금, 이들의 목표와 야망은 한 단계 높아졌다.
무려 8명의 선수가 새롭게 합류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새로 영입된 8명의 선수 중 5명이 공격 자원이라는 것이다. 길피 시구르드손, 다비 클라센, 니콜라 블라시치, 웨인 루니, 산드로 라미레즈가 그 주인공이었다. 많은 공격 옵션들을 영입한 만큼 득점을 향한 팬들의 기대치는 높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시즌의 뚜껑이 열리고 에버턴의 득점력은 예상을 밑돌고 있다. 리그 4경기를 치른 현재 단 1승 밖에 거두지 못했으며, 이 과정에서 뽑아낸 골 수는 단 2개에 불과했다. 득점 1위 맨유와 무려 10골이나 차이 나는 수치이다. 도대체 왜 에버턴은 저조한 득점 페이스를 유지하게 된 것일까.
빛을 보지 못한 쿠만의 전술 실험
쿠만 감독은 이번 시즌의 모든 경기에서 각각 색다른 공격 전술을 들고 나왔다. 대표적으로 2R 맨시티전과 4R 토트넘전을 손꼽을 수 있다.
에티하드 스타디움 원정에서 승점 1을 따내는데 성공한 지난 맨시티전의 경우, 이날 공격 전술의 콘셉트는 '무조건적으로 오른쪽 측면만 공략하라'였다. 오른쪽 측면으로만 전체 공격의 76%를 할당했을 만큼 에버턴의 공격 루트는 매우 명확했는데, 그 이유는 당시 맨시티의 왼쪽 윙백이 윙어를 주 포지션으로 삼는 르로이 사네였기 때문이었다.
칼버트-르윈과 함께 3-5-2 포메이션의 2톱으로 선 루니는 오른쪽 측면으로 처져 공격의 연결 고리 역할이 돼주었다. 그리고 윙백 홀게이트를 주축으로 게예, 데이비스, 슈나이덜린까지 한꺼번에 오른쪽 측면으로 가담할 수 있었는데, 이때 또 다른 공격수 칼버트-르윈은 높게 형성되어있는 맨시티의 수비 라인 뒷공간을 호시탐탐 노렸다.
한편 에버턴의 신입생 산드로, 루니, 클라센, 시구르드손이 모두 함께 선발 출전한 지난 토트넘전의 경우, 이들의 공격 컨셉은 '측면 크로스를 노려라'였다. 이날 에버턴의 공격 2선을 이룬 '시구르드손 - 클라센 - 루니' 라인의 특징은 세 선수 모두 중앙 지향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전방 4명의 공격수들은 중앙쪽으로 손쉽게 좁힐 수 있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창출되는 측면 공간을 양 윙백 베인스와 마르티나가 활용하도록 했다. 태클과 커팅에 능한 중앙 미드필더 '게예 - 슈나이덜린'이 이들의 뒷공간을 커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자유롭게 오버래핑을 나설 수 있었다.
공격적 강점 없는 '백3 + 홀게이트' 카드
쿠만 감독은 지금까지 치러진 리그 4경기 중 3경기에서 백3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는 스토크, 맨시티, 첼시와의 일전이었는데, 맨시티와 첼시 원정 경기에서는 백3의 오른쪽 윙백 자리에 센터백으로도 뛸 수 있는 메이슨 홀게이트를 배치했다. (스토크 시티와의 경기에서는 본래 윙어인 칼버트-르윈을 오른쪽 윙백으로 배치했다.)
구조적으로 백3의 윙백 선수들은 경기 내에서 윙어 역할까지 겸용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나 맨시티전에서는 윙어가 아예 없는 3-5-2 포메이션을, 그리고 첼시전에서는 3-4-3 대형이되 오른쪽 공격수 자리에 중앙 지향적인 루니를 배치했다.
그렇다 보니 백3 체제에서의 홀게이트는 공격시 윙어 역할을 맡아야 했다. 반대편 윙백 베인스가 비교적 낮은 위치에서 활동한 만큼 자유로운 역할을 부여받았는데, 지난 2경기에서 보여준 홀게이트의 공격적 퍼포먼스는 최악이었다.
그가 맨시티전과 첼시전에서 기록한 패스 성공률은 각각 52%, 60%였다. 이는 당시 선발 출전한 에버턴 10명의 필드 플레이어들 중 가장 낮은 수치였으며, 두 경기 모두 단 한 번의 크로스밖에 시도하지 못 했다.
이번 시즌의 쿠만 감독은 공격 조합의 해답을 언제 찾게 될까. 지금까지 그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한 전술적 실험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서 5번째 실험실이 문을 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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