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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뷰] 문소리, 연출도 잘하니 반칙 '여배우는 오늘도'


입력 2017.09.10 00:35 수정 2017.09.09 21:02        이한철 기자

감독·각본·주연 1인 3역 소화한 단편 3부작

리듬감에 소소한 반전, 흥미진진한 70분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 포스터. ⓒ 영화사 연두

문소리, 연기도 잘하는데 연출까지 잘하니 반칙이다.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는 단편영화 3편을 묶어 7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여느 영화보다 속이 꽉 찬 작품이다. 리듬감이 넘치고 소소한 반전까지 재미를 더한다.

올해의 뜻밖의 데뷔작이라고 회자될 만큼 배우 문소리의 연출력이 빛을 발한 작품이다. 각본과 주연까지 직접 맡아 1인 3역을 소화했으니 문소리가 괜히 문소리가 아님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으로 데뷔해 2002년 '오아시스'로 베니스영화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문소리에게 ‘여배우는 오늘도’는 어쩌면 뜻밖의 감독 데뷔작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만큼 가장 문소리다운 작품이기도 하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직업으로서의 배우, 더불어 영화에 대한 깊은 사랑을 데뷔 18년 차 배우 문소리의 스크린 밖 일상을 통해 경쾌하고, 유머러스하게 담았기 때문이다.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 스틸 컷. ⓒ 영화사 연두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로카르노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은 단편 연출 3부작 '여배우' '여배우는 오늘도' '최고의 감독'을 모아 장편으로 완성한 프로젝트다.

연기파 배우 타이틀과 메릴 스트립 안 부러운 트로피 개수, 화목한 가정 등 남들 있는 것 다 있지만, 정작 맡고 싶은 배역의 러브콜은 더 이상 없는 데뷔 18년 차 중견 여배우의 현실을 오롯이 담았다.

특히 예측을 비껴가며 터져주는 유쾌한 반전과 맛깔스러운 대사는 영화의 백미로 관객들을 '빵!"터지게 하며, '연기력과 매력' 나아가 '현실과 영화'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배우의 고군분투는 관객에게 깊은 페이소스를 느끼게 해준다.

영화는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구상했다. 출산과 육아로 한동안 영화 현장에서 멀어졌을 때의 문소리에서 출발한 것.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 스틸 컷. ⓒ 영화사 연두

당시 이유 없이 찾아온 무력감이 배우로서의 자존감을 떨어지게 한 시기였고, 스스로 그 자존감을 되찾기 위해 선택한 것이 영화 공부를 더 해보자는 결심이었고 그 결실이 '여배우는 오늘도'로 이어진 셈이다.

당시 문소리는 영화 연출 공부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고, 자신의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과 제작까지 하게 됐다고. 이는 애초에 영화감독이 되어야겠다는 포부로 시작한 이야기가 아니라 더 좋은 배우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달라붙게 된 生고생이었던 셈이다.

문소리는 최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영화 일을 10여 년 넘게 하다 보니 영화가 더 좋아지고, 관심이 커지면서 공부도 하게 되다가 어떻게 하다 보니 조물락 조물락 영화를 만들 게 됐다"며 "배우로 섰을 때보다 훨씬 긴장되고 불편하다. 감독이란 사람들이 배우보다 뻔뻔하고 용감한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감독 데뷔 소감을 전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처럼 너무나 현실 같고, TV 드라마를 보듯 웃음이 끊이지 않는 작품이다. 이것이 또 하나의 문소리 스타일의 작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년차 배우 문소리가 배우로서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달리는 런앤런 프로젝트 '여배우는 오늘도'는 오는 14일 개봉 예정이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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