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피홈런 6실점’ 류현진 투구 패턴 읽혔나
애리조나전 4이닝 8피안타 6실점 부진
투구패턴 읽힌 듯 자신감 있는 스윙
LA 다저스 류현진(30)이 애리조나 강타선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체이스 필드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서 4이닝 동안 8피안타(3피홈런) 3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물러났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54으로 호투하던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류현진은 이날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3.71로 치솟았다.
앞서 류현진은 미국 현지 매체로부터 후반기 호투가 “쉬운 팀들만 만났다”는 혹평을 들은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애리조나전은 류현진이 강팀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에 초점이 모아졌다.
아쉽게도 결과가 좋지 않아 당분간 선발 경쟁에도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더불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포스트시즌에서도 선발 진입 여부에 대해 장담할 수 없게 된 류현진이다.
가장 주목할 점은 류현진과 맞닥뜨린 애리조나 타자들의 노림수다. 강타자들을 다수 보유한 애리조나 타선은 선수 개개인의 타격감에 맡기기 보다는 제대로 상대 투수를 분석해 방망이를 휘두르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류현진은 후반기 들어 투구 패턴을 바꾼 바 있다. 부상 복귀 이후 직구의 위력을 되찾지 못해 어쩔 수 없는 변화였는데 새로운 구종 장착과 함께 제구가 잡히며 크게 재미를 보기 시작했다.
다양한 투구 패턴이 가능해진 결정적 이유는 역시나 컷 패스트볼이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허니컷 투수 코치와 함께 커터를 손에 익힌 류현진은 곧바로 실전에서 사용했고 좌타자를 상대로 큰 위력을 발휘했다.
그러자 기존 갖고 있던 구질의 위력도 크게 살아났다. 실제로 류현진은 8월 들어 직구의 비중을 34.8%로 낮추는 대신 커터 비율을 무려 21.1%로 높였다. 전반기 14% 비율로 사용했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높아진 수치다.
물론 커터가 결정구는 아니었다. 류현진은 직구와 커터로 수싸움을 유리하게 펼친 뒤 커브 또는 서클 체인지업으로 상대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그러나 이번 애리조나전에서는 이와 같은 투구 패턴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 애리조나 타자들은 마치 무슨 공을 던질지 안다는 듯 구질에 따른 정확한 타격을 이어갔다.
1회 2개의 피홈런이 대표적이다. 류현진은 1회 1사 후 아담 로살레스에게 한 가운데 커브를 던지다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첫 번째 공을 무엇으로 던질지 안다는 듯 작정하고 휘두른 스윙이다.
천적인 폴 골드슈미트에게 허용한 홈런도 마찬가지다. 홈런 후 다시 주자를 출루 시킨 류현진은 유리한 볼 카운트를 점하기 위해 직구를 선택했으나 골드슈미트에게 당하고 말았다. 이후 4회 실점 장면에서도 애리조나 타자들에게 수를 읽힌 듯한 모습이었다.
다시 한 번 변화가 불가피해진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현재 직구의 위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아 정면 승부보다는 상대 배트를 유인하는 볼 배합 위주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패턴이 공략당한 이상 향후 다른 팀을 만나더라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숙제를 잔뜩 안게 된 이번 애리조나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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