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자체 투자 박차 가한다
도시바메모리 인수 실패로 자체 경쟁력 확보로 방향선회
높은 기술력 바탕...생산력 끌어올려 승부수 던질듯
도시바메모리 인수 실패로 자체 경쟁력 확보로 방향선회
높은 기술력 바탕...생산력 끌어올려 승부수 던질듯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인수에서 자체투자로 선회한다. 일본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사실상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주도한 신미일연합으로 기운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승산은 있다는 판단이다.
31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 관련, 오랜 제휴사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주도하고 있는 '신미일연합'에 독점교섭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이날 예정인 이사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법적 구속력이 있는 독점교섭권의 성격상 도시바는 이들과만 매각 협상을 진행해야 해 한·미·일 연합에 참여해 온 SK하이닉스는 자연스레 배제되는 구도가 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체 투자에 보다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10.6%로 전 분기(11.4%) 대비 하락하며 한 분기 만에 다시 5위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D램 시장에서 26.8%의 점유율로 삼성전자에 이어 확고한 2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는 온도 차가 있다.
특히 오는 2019년경에는 시장 규모 측면에서 낸드플래시가 D램을 앞지르는 등 메모리반도체 내에서의 위상이 역전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어서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는 시급한 과제다.
이 중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수직으로 쌓는 3D 낸드플래시는 평면으로 배치하는 2D에 비해 같은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저장용량이 크다는 장점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생산능력(캐파) 확대가 매우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이미 오는 2019년 상반기로 예정된 중국 우시와 청주 공장의 완공 시기를 내년 4분기로 앞당길 예정이다.
현재 D램을 생산하고 있는 우시 공장을 확장하는 것으로 구축되는 공장은 낸드플래시 생산용이 될 전망이다. 청주에는 낸드플래시 신규 생산라인(M15)가 들어선다. 이천 M14 공장에서도 지난달부터 2층에서 48단 3D낸드 양산에 들어간 상태로 절반 이상을 낸드플래시 생산설비로 채우는 등 캐파 확대에 전력하고 있다.
또 반도체 호황에 따라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당초 7조원에서 9조6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는데 3D 낸드플래시 캐파 확대가 주요 목적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전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D램에서의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낸드플래시에 대한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도시바 인수를 위해 마련하려고 했던 자금(약 3조~5조원)도 이에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SK그룹과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투자는 기존 계획대로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이라면서 ”도시바메모리 인수 불발로 준비했던 자금이 추가 투자로 이어진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SK하이닉스가 인수라는 보다 손쉬운 방법에서 자체 투자로 전략을 선회해야 해 경쟁력 강화에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매출과 점유율 등 수요 측면에서의 접근으로 기술력은 다른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작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72단 3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하는 등 기술력에서는 이미 인정을 받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에 비해 제품 생산능력에서는 삼성전자에 뒤져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이는 향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과제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분투자 방식으로 오히려 비용 대비 투자 효과에 대한 의문이 있던 도시바메모리 인수보다는 자체 투자를 통해 기술력과 생산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이 효율성면에서는 오히려 더 나을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메모리 지분참여를 위해 노렸던 목적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요 확보에 더 가까웠다“며 ”이는 기술력 측면에서는 인수 실패로 인한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것으로 투자의 적극성에 따라 경쟁력 향상 여지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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