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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D-도시바 연합 탄생... 낸드플래시 샅바싸움 치열


입력 2017.08.29 14:34 수정 2017.08.29 14:42        이홍석 기자

업계 2·3위간 결합...점유율 증가에도 삼성과 기술력 격차

3D 삼성 제외 엇비슷...SK하이닉스 경쟁력 강화 여지 충분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도시바메모리 인수가 유력시되면서 전 세계 낸드플래시업계 경쟁도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사진은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도시바 본사 건물 전경.ⓒ연합뉴스
업계 2·3위간 결합...점유율 증가에도 삼성과 기술력 격차
3D 삼성 제외 엇비슷...SK하이닉스 경쟁력 강화 여지 충분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도시바메모리 인수가 유력시되면서 전 세계 낸드플래시업계 경쟁도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낸드플래시업계 2·3위 업체간 결합으로 복지부동의 1위인 삼성전자가 추격을 받게 된 가운데 인수에 실패한 SK하이닉스도 자체투자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면서 업체들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일본 도시바는 WD이 주도하고 있는 신 미·일연합에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막판 협상을 진행 중으로 조만간 타결될 전망이다.

오는 31일 공식 계약 체결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업계는 낸드플래시 2·3위 사업자간 결합이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기억하는 메모리반도체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임베디드멀티미디어카드(eMMC)를 비롯, 차세대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기업용 서버 등으로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가 38.3%의 점유율로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도시바(2위·16.1%), 웨스턴디지털(3위·15.8%), 마이크론(4위·11.6%), SK하이닉스(5위·10.6%) 등의 순으로 구도가 형성돼 있다.

WD의 도시바메모리 인수가 성사되면 당장 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할 수 있는 구조다. 2분기를 기준으로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점유율은 31.9%로 삼성전자를 위협하게 된다. 그동안 1강 4중 구도였던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을 2강 3중으로 재편해 삼성전자와 양강구도를 형성하겠다는 것이 WD의 전략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향후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의 경쟁이 보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현재의 구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시바메모리 인수자가 판을 흔들 수 있는 큰 손인 중국이 아니라 오랫동안 제휴관계를 맺어온 WD라는 점에서 변화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업계의 분위기다. 현재로서는 WD-도시바 연합이 이뤄져도 삼성전자에 위협적 존재가 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원조 기업으로 원천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이는 2D에 국한된 것으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3D(3차원)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기술 경쟁력에서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낸드플래시 제품 수요는 2D에서 3D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평면으로 배치하는 2D에 비해 3D는 수직으로 쌓기 때문에 같은 설계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저장 용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D 낸드플래시 제품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이미 독주체제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2분기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38.3%)은 1분기(36.7%) 대비 1.6%포인트 증가한 반면 2위 도시바는 점유율이 1.1%포인트 하락(17.2%→16.1%)하면서 양사간 격차는 22.2%로 벌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낸드가 폭발적인 수요로 향후 2~3년 내 시장 규모에서 D램을 추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삼성이 낸드플래시 기술력 강화에 보다 집중하면서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자체 투자로 전략을 선회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에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인수비용 대비 투자 효과에 대한 의문에도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공을 들였지만 이제는 자체적인 역량 강화에 전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SK하이닉스는 D램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은 2위 자리를 확고히 굳혔지만 낸드플래시에서는 여전히 5위권인 상황이다. IHS마킷 자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시장 점유율은 10.6%로 전 분기(11.4%) 대비 하락하며 한 분기 만에 마이크론에게 다시 4위 자리를 내주고 다시 5위로 내려앉았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향후 시장에서 주력이 될 3D 낸드플래시 기술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다른 업체들은 엇비슷한 수준”이라면서 “SK하이닉스로서도 자체 투자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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