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늦바람에 들썩이는 영화株, 하반기는 어떨까?
전문가 "흥행기대작 대기…성숙기 접어든 영화산업 저성장 주의해야"
이렇다할 흥행작의 부재로 성수기인 여름을 조용히 보낸 영화 관련주가 1000만 영화인 '택시운전사'의 흥행에 힘입어 늦바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대기중인 기대작으로 인한 영화 관련주들의 상승세를 예상하면서도, 성숙기로 접어든 영화 산업 전반에 걸친 저성장은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극장가 대작이 여름에 몰리고 더운 날씨로 실내 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적 특성 때문에 2, 3분기는 극장가의 성수기로 불린다. 따라서 그동안 영화 관련주도 이 시기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
배급사인 CJ E&M은 여름 흥행 기대작이었던 군함도가 예상치못한 부지을 겪자 7월 한 때 7만1400원까지 떨어졌다. 8월 중순엔 심리적 마지노선인 7만원대가 깨지며 6만원대로 곤두박질쳤지만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CJ E&M은 28일 전 거래일 대비 1.76% 상승한 7만5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1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늦여름 흥행몰이에 성공한 '택시운전사' 배급사 쇼박스(-0.52%, 5780원) 역시 7월말 한 차례 하락세를 겪은 이후 이번달 2일 택시운전사의 흥행 기대감에 고점을 찍은 이후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극장 사업에 뛰어들며 사업다각화에 나선 배급사 NEW도 유례 없는 여름 부진을 겪었다. NEW는 성수기인 여름에도 올해초부터 시작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오지 못한 채 지난 25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배급사 뿐만 아니라 대표 극장주인 CJ CGV도 마찬가지다. 예년 같으면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여야할 여름철에 CJ CGV는 지난 4월24일 8만86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약보합세속에 꾸준히 하락했다. CJ CGV는 지난 17일 5만9200원 이후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8일 1.39% 상승한 6만5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 "흥행기대작 대기…성숙기 접어든 영화산업 저성장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영화 관련주들 올 여름 성수기 특수를 누리지 못한 이유를 대해 대표 흥행작의 부재,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줄어든 시장 규모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꼽았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부진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국내 영화를 가리지 않은 흥행부진이 원인"이라며 "영화시장은 100% 흥행 비즈니스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4분기에는 영화 관련주가 예년 수준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추석이 10월달로 이연된 효과도 있고, 남한산성, 킹스맨2 등 흥행기대작들이 업황 회복을 견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영화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당분간 업황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사드로 인해 중국시장 한류 인기몰이가 감소했고, 중국시장 자체도 성장이 둔화되는 추세"라며 "더불어 한정된 국내시장은 점점 경쟁업체가 늘어나는데다 선진 시장인 미국에서는 넷플릭스가 유행을 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도 "국내 박스오피스 시장이 1%라도 성장을 할 수 있다면 다행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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