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한중수교 25주년] '훈풍' 불던 한중관계, 사드갈등에 '악화일로'


입력 2017.08.22 05:02 수정 2017.08.23 11:13        하윤아 기자

1992년 수교 이래 교휴·협력 강화…한중관계 비약적 발전

사드 배치 결정에 "찬물 끼얹었다" 비판…갈등 불씨 여전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7월 6일 오전(현지시간)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2년 수교 이래 교휴·협력 강화…한중관계 비약적 발전

오는 24일은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지 25주년이 되는 날이다. 양국관계는 경제적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비약적 성장을 이뤄왔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경쟁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중대한 기로에 직면했다.

특히 주한미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둘러싼 외교적 갈등으로 양국관계는 수교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12년 수교 20주년 당시 한중 공동으로 행사를 치렀던 것과 달리 이번 수교 25주년 기념 행사는 별도로 진행키로 한 것도 사드 갈등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지난 1992년 8월 국교 수립 이래 경제적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2008년 '전략적 협력동반자'로 관계를 격상한 뒤, 2015년 9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천안문 망루에 올라 열병식을 지켜보기까지 그야말로 한중관계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다.

비록 2000년대 들어 동북공정 문제를 비롯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논란 등으로 몇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양국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 악화의 위기를 극복했다.

그러나 수교 25주년을 맞이하는 현 시점에 한국과 중국은 전례 없는 갈등 국면에 놓여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은 경제 및 문화 전반에 걸쳐 보복성 조치를 이어가고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여파가 경제 지표를 통해 확인되면서 양국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사드 배치 결정에 "찬물 끼얹었다" 비판…갈등 불씨 여전

문재인 정부는 그간 대중 외교의 최대 현안인 사드배치 문제와 관련해 배치도 철회도 확실히 하지 않는 소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사드 전면 배치까지 시간을 버는 사이 남북관계를 회복해 북핵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미국과 중국을 모두 설득해 사드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됐다.

2017년 8월 12일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서 국방부와 환경부,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들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주한미군 제공

그러나 북한은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일절 호응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한 의지만을 드러냈고, 결국 문 대통령은 북한의 2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기로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배치를 결정했다. 청와대는 '임시' 배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사드의 전면 배치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사드 철회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던 중국은 이 같은 결정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계기에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개선되고 있던 양국 관계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때문에 현재의 사드 갈등을 극복하고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당면한 외교 분야 최대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신상진 광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사드 문제는 큰 그림에서 보면 미중 간의 세력 구도가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수단으로 볼 수 있다"며 "때문에 한반도에서 사드가 철회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지속적인 갈등요인으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한국은 현재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으로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 것인지, 한미동맹 속에서 한중관계를 어떻게 다져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미중 갈등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사드 문제가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하윤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