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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전문가 "북 화성-14형 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실패"


입력 2017.08.17 10:29 수정 2017.08.17 10:29        하윤아 기자

플라즈마 흔적·불꽃·폭발고도 등 세 가지 실패 근거 제시

"재진입 능력 확보에 장기간 소요될 것…추가 시험발사 가능성"

북한이 7월 28일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튿날(29일) 공개한 시험발사 장면. 노동신문 캡처.

플라즈마 흔적·불꽃·폭발고도 등 세 가지 실패 근거 제시
"재진입 능력 확보에 장기간 소요될 것…추가 시험발사 가능성"


북한이 지난달 28일 밤 기습적으로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이 대기권 재진입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원은 17일 '화성 14형 2차 시험발사에 따른 김정은의 득과 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세 가지 이유에서 이번 재진입은 실패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일본 훗카이도에서 NHK방송 카메라에 포착된 장면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그 근거들을 제시했다.

먼저 이 연구원 '화성-14'형 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실패의 첫 번째 근거로 융제(화학적 삭마) 현상에 의해 발생하는 고온의 플라스마 흔적이 대기층에서 발견되지 않은 점을 꼽았다.

그는 "과거 미국이나 러시아가 공개한 시험발사 자료에는 주·야를 불문하고 융제 현상으로 발생한 고온의 플라스마 흔적이 일직선으로 길게 나타났으나,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의 재진입 과정에는 그런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재진입체의 표면에서 융제현상이 발생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발사체가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융제 현상이 일어나는 온도까지 열이 발생하지 않았거나, 융제물질이 제대로 화학적 삭마를 일으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또 이 연구원은 재진입체가 불꽃을 일으키고 나서 공중에서 사라진 점을 두 번째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모의 탄두를 정상적으로 작동시켜서 내폭장치를 터뜨린 것으로 보기에는 불꽃의 모양이 이상했다"며 "불꽃이 보이고 나서 공중에서 사라졌다고 하는 점과 이후에 추가적인 폭발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모의 탄두가 정상적으로 폭발하지 않은 채 비정상적으로 폭발하거나 타버렸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 연구원은 카메라에 포착된 폭발 고도가 높다는 점을 세 번째 실패 근거로 들었다. 정상적으로 폭발했다고 가정하더라도 관측된 폭발 고도가 높아 지상까지 도달하는 재진입 능력을 갖췄다고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관찰된 고도(대략 3~4km)에서 정상적으로 폭발했더라도 핵탄두로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고도(1km 이하)까지 도달했다고 볼 수 없다"며 "표준 핵탄두라 할 수 있는 약 20㏏ 위력의 핵탄두로 피해를 최대화할 수 있는 적정 고도가 수백m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폭발 고도에서는 지상의 목표물에 대한 충격파, 열, 낙진 등의 피해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재진입 기술은 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리듯이 단기간에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쉽게 기만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며 "북한은 중간단계를 맴돌다가 개발을 포기하거나 재진입 능력 확보에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연구원은 북한의 추가 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과 관련, "화성-14형의 재진입체가 불타는 모습을 지켜보았을 김정은이 추가 시험발사를 기획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헀다.

그러면서 "화성14형에서 드러난 재진입체 실패의 충격을 만회하는 수단으로 고체연료엔진 ICBM의 시험발사 시기가 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며 "북한은 액체연료 방식의 화성14형 이후에 고체연료 방식의 새로운 ICBM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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