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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박민영 "'성스' 땐 소녀, '7일의 왕비'선 여인"


입력 2017.08.11 09:19 수정 2017.08.14 09:58        부수정 기자

KBS2 '7일의 왕비'서 단경왕후 역

"시청률 상관 없이 행복하게 촬영"

배우 박민영은 "KBS2 '7일의 왕비'를 통해 연기에 대한 흥미를 다시 느꼈다"고 털어놨다.ⓒ문화창고

KBS2 '7일의 왕비'서 단경왕후 역
"시청률 상관 없이 행복하게 촬영"


"죽을 힘을 다해서 연기했어요. 지금 다시 하라고 해도 최선을 다할 겁니다. '7일의 왕비'는 연기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 작품이에요."

배우 박민영(28)의 얼굴에선 '행복'이 느껴졌다. 드라마를 떠올릴 때마다 사랑스러운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

9일 서울 신사동에서 KBS2 '7일의 왕비'를 마친 박민영을 만났다.

박민영, 연우진, 이동건이 주연을 맡은 '7일의 왕비'는 연산군과 중종, 단경왕후의 이야기에 상상의 로맨스를 입한 팩션 사극이다. 드라마는 조선 제11대 왕인 중종의 비 단경왕후 신씨(박민영)의 삶을 조명했다.

단경왕후는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인 7일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았다 폐비된 비운의 여인. 그를 사이에 두고 중종(이역·연우진)과 연산군(이융·이동건)이 벌이는 삼각관계가 극의 중심을 이룬다.

KBS2 '7일의 왕비'에 출연한 박민영은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 없이 촬영을 마쳤다"고 전했다.ⓒ문화창고

마지막회에서는 중종과 단경왕후가 서로의 안전을 위해 결별하고, 죽을 때가 돼서야 재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연산군도 생의 마지막에서야 아우에게 진심을 털어놓고 떠났다.

드라마는 시청률, 화제성 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배우들의 호연은 빛났다는 평가를 얻었다. 특히 단경왕후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은 박민영은 섬세한 감정 연기로 '사극 여신'이라는 호평을 얻었다.

결말에 대해 박민영은 "행복한 척하는 새드엔딩"이라고 웃은 뒤 "평생 한 남자만 바라보는 채경이의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박민영이 맡은 단경왕후는 중종, 연산군과 삼각 로맨스를 이루는 역할이라 중심을 잡아야만 했다.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 박민영은 "죽을 힘을 다해 연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약속을 지킨 셈이죠. 하하.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습니다. 제가 중심을 잃으면 캐릭터가 망가진다고 생각해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연기했어요.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잖아요. 주체적이고, 당당하고, 현명하고, 사랑스럽게 그리려고 노력했어요."

그가 해석한 단경왕후는 '사랑꾼'이다. 화목한 집안에서 태어나 사랑받은 아이란다. 그래서 사랑을 베푸는 거에 익숙하다는 얘기다. "중종과 연산군에게 단경왕후는 최고의 여자입니다. 이런 사랑꾼이 어디 있겠어요? 호호. 채경이가 마더 테레사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사랑으로 모든 걸 감싸주니까요. 천성이 '사랑꾼'인 걸 어떡해요. 신채경이 아닌 '신사랑'입니다'(웃음)."

KBS2 '7일의 왕비'를 마친 박민영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문화창고

채경이 같은 여동생이 있다면 어떨까. "정신 차리라고 하겠죠!"

채경은 이역과 이융, 두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다. 박민영은 "둘 다 나쁜 남자라서 채경이가 안 만났으면 한다"며 "이역과 이융은 이기적인 사랑을 했다"고 털어놨다. "채경이에게 이역은 채경이의 첫사랑이자 영원한 사랑이고, 이융에겐 복잡한 감정을 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표현을 다 했어요. 여주인공의 역할이 중요해서 감정 표현에 유난히 신경 썼답니다."

연우진, 이동건과의 호흡을 묻자 "캐릭터와 다르게 두 배우는 정말 사랑스럽고 매력이 넘친다"며 "이렇게 캐스팅을 잘할 수 있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융 오빠(이동건)는 세련되고 여유롭고 매너가 있다. 역 오빠(연우진)는 순박함과 진중함이 있다. 두 배우 모두 다양한 매력을 지녔다"고 전했다.

박민영의 눈물 연기는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매회 이어졌다. "울 때는 기억도 잘 안 나요. 눈 실핏줄이 터질 것처럼 울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많이 운지 몰랐습니다. 어려운 눈물 장면을 마치고 나면 마음이 후련해요. 힘든 숙제를 잘 해냈다는 성취감도 느끼고, 이상하게 에너지도 생깁니다. 정신적,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어요. 연기의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KBS2 '7일의 왕비'를 끝낸 박민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고 말했다.ⓒ문화창고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2006)으로 데뷔한 박민영은 이후 '성균관 스캔들'(2010), '시티헌터'(2011), '영광의 재인'(2011), '닥터진'(2012), '개과천선'(2014), '힐러'(2015), '리멤버-아들의 전쟁'(2015)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7일의 왕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는 그는 "캔디 아닌 캐릭터도 하고 싶은 마음에 이번 작품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이 작품 전엔 '왜 캔디만 반복할까'라는 생각에 배우로서 자존감이 떨어졌단다. 어려운 문제를 풀고 싶은데 산수만 푸는 느낌이 들었고, 도전할 기회조차 찾지 못했다.

'7일의 왕비'에서 마음껏 운 그는 "어느 쪽으로든 감정을 마음껏 쏟아냈다"며 "나도 처음 보는 내 모습, 모든 근육이 움직이지 않는 체념한 듯한 얼굴을 보고 신기했다"고 미소 지었다.

정통 로맨스 사극은 KBS2 '성균관 스캔들'(2010)로 이후 두 번째. 무려 8년 만에 로맨스 사극이다. "'성스'에선 소녀 박민영이었고, '7일의 왕비'에서 연인 박민영이었죠. '성스' 윤희는 신분과 사랑에 가로막혀서 좌절해요. 지금 채경이에 비하면 귀엽죠. '우쭈쭈' 할 수 있는 슬픔이랄까. 호호. 표현하는 슬픔이나 표정이 달라졌어요. 스물다섯 풋풋한 박민영이라면 지금의 채경이를 소화하지 못했을 겁니다. '7일의 왕비'에서 서른두 살 박민영이 할 수 있는 한계를 경험했어요."

KBS2 '7일의 왕비'를 끝낸 박민영은 "비중 상관없이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문화창고

박민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사극 여신'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여신'이라는 단어를 빼달라며 수줍게 웃은 그는 "한 장르에서 인정받아서 고무적"이라며 "연기적인 욕심이 커져서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 마음껏 풀어진 코미디 캐릭터에도 욕심이 난다"고 했다. "제가 원래 잘 울지 않아요. 그래서 지인들이 이번 작품 보고 신기해했어요. 다음엔 데굴데굴 구르면서 웃기고 싶어요."

시청률이 아쉽지 않으냐고 묻자 "시청률은 내 영역이 아니다"라며 "다행히 2등으로 끝나서 모두가 행복했다"고 말했다. "시청률이 떨어지는 걸 알고 외부와 차단한 채 연기에만 매달렸죠.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어요. 종방연 때 처음으로 기사 댓글을 봤는데 생각보다 호평이 넘쳐서 감동했습니다. 주인공인 저를 질타하는 글이 많을 줄 알았거든요. 한 장면도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한 노력을 알아주신 것 같아 좋았습니다."

박민영은 지금이 연기에 대한 흥미가 최대치를 찍은 순간이라고 했다. 우선순위도 연기다. '7일의 왕비'가 연기의 재미를 다시금 일깨워 줬다. "어려운 숙제를 하나하나 해나갈 때마다 뿌듯했어요. 공들여서 장면을 만들고, 극을 채워서 성취감도 꽤 컸죠. 시청률 상관없이 만족도가 정말 커요."

연기에 대한 칭찬과 비난이 가장 중요하다는 그는 "앞으로도 이만큼 열심히 하면 잘 되리라 믿는다"며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역할 비중 신경 쓰지 않고 도전하겠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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